기업 돈 '슬쩍' 횡령·배임 2년 만에 4배 급증…코리아디스카운트 키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우 기자
입력 2025-02-19 1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2건에서 49건…내부통제 구멍

  • 당국·기업 내부 시스템 정비해야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의 횡령·배임 사건이 급증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12건에 불과했던 횡령·배임 사건이 2024년 49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두 달여 만에 이미 17건이 적발돼, 2022년 전체 수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구세현 웰바이오텍 전 대표이사가 384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배임한 혐의로 회사로부터 고소당했다. 웰바이오텍 자기자본 대비 6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어 코스닥 상장사 삼영이엔씨도 전 대표이사와 전 임원 2명이 25억원가량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러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으며,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횡령·배임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낮은 주가 수준을 형성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와도 직결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비율은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1월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 중이다. 규모는 약 23조7728억원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 매수 규모(24조1166억원)를 사실상 반납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함께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장기적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횡령·배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내부 감시 체계가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이 내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감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개선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기업 스스로 내부감사 기능이 실질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진이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횡령·배임 문제가 지속되면 결국 주가 하락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