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인사를 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입춘도 지나고 어느새 3월 새 학기를 맞이할 준비에 분주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금융시장에도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2기 공식 출범 이후 장기국채 금리 상승과 관세정책으로 인한 무역전쟁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달러와 금값 상승 같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작년까지 계속 신고점을 돌파하며 뜨거운 행보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가 올해 들어 주춤하는 동안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선진국 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 한 해 미국 S&P500 상승률은 23%로 2년 연속 20%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코스피는 오히려 하락 마감하며 시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올해 들어 코스피는 작년 말 대비 8% 이상 상승하며 2600선을 넘어섰고, 미국 증시의 3~4% 상승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단기채와 중기채권에 활발한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올해 시행 예정되어 있었던 금융투자소득세도 폐지돼 표면금리가 낮은 절세채권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저점 대비 가격이 올라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 올해는 분산투자를 통해 절세 혜택과 배당수익을 챙기며 자산을 관리해 보면 어떨까요? 이미 예전부터 자산관리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분산투자’, 올해는 특히 더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식과 채권, 국내와 해외, 대체투자상품 등 자산을 분산하고 단기, 중기, 장기로 기간도 분산해 분할매수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채권의 경우 금리 인하에 따른 중·장기채권 투자전략이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미국 장기채권의 경우 트럼프 취임 이후 거의 5% 가까이 상승했다가 최근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고점 대비 상당 부분 가격이 내려와 있어 투자를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이나 금리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가 늦춰지는 등의 변수를 감안해 투자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주식의 경우 기존 투자자산을 해외 주식 위주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면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최근 미국 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배당소득 이중과세 논란이 생기며 국내 배당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부진했던 코스피 시장의 경우 자체 배당수익률도 매력적이며 고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연 5~6%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매월 지급받을 뿐 아니라, 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배당수익은 15.4% 과세 대상). 선진주식은 계속되는 상승장에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미국 내수시장 활성화와 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올해도 당분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적립식으로 투자하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달러와 금은 작년에 급격한 상승을 보였으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자산입니다. 1400원을 넘는 고환율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금의 경우 최근 급등한 이후 단기적으로 조정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자산의 5% 수준으로 자산 분산 차원에서 ETF를 통해 장기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칠 가이(Chill guy)’ 라는 밈 들어보셨나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연하며 주위 환경에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어찌 보면 변동성이 심한 지금의 시장 상황에 맞는 밈인 것 같습니다. 독자분들도 주위 환경에 쉽게 휩쓸리거나 동요되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지키며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을 목표로 올 한 해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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