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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지난해 크게 늘어난 투자손익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의 하락을 비롯해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결산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조10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1조8953억원) 대비 약 11.2% 성장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투자손익이 크게 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2023년 1조1110억원이던 삼성생명 투자손익은 지난해 2조272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배당 수익이 늘고, 금리가 내려가며 부채에 대한 이자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삼성생명은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무사히 편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 13일 금융당국에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당국은 재무건전성 중심으로 편입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다.
4월로 예정된 삼성화재의 자사주 매입·소각 이전까지 편입 절차를 마치지 못하면 삼성생명은 화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다른 보험사 주식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재가 자사주 소각 시 지분은 현재 14.98%에서 16.93%까지 오를 수 있다. 삼성생명이 지분을 매각하면 화재의 주가 하락 등 리스크는 불가피하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에 따라 손익이나 자본비율 등 경영활동 전반에 대한 변화는 없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지분 확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 제고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인하하며 재무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도입한 새 회계제도(IFRS17)에선 보험부채가 현재가치(시가)로 평가돼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보다 부채가 더 커지며 킥스 비율이 낮아진다.
2023년 말만 해도 219%에 달했던 삼성생명 킥스 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180% 수준이 됐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다. 킥스 비율이 낮을수록 계약 만기 시 고객에게 돌려줄 보험금 지급 여력이 적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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