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이 전제인 '조기 대선'에 선을 긋고 있는 국민의힘 토론회에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를 자처하며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탄핵이 인용될 경우 그대로 주도권을 놓치고 정권까지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략기획특별위원회 2차 세미나 '국민의힘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다시 복귀했을 때를 가정한 '플랜A'와 함께 탄핵 인용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플랜A에 대해 "탄핵이 기각된다면 온 국민이 환호할 것인가.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과연 국민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국민의힘은 어떻게 단순 불신을 넘어선 (국민들의) 두려움과 충격을 회수할 것인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플랜B에 대해선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두 달 뒤에 대선이 있다"며 "두 달 동안 탄핵에 반대하고 이에 대해 부정적인 주장을 했다는 국민의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 교수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지지율은 비슷하지만 '탄핵 찬성'이 항상 앞서고 대선 핵심 승부처 중도층에서는 탄핵 목소리가 더 높은 것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강성 지지층은 세상이 쪼개져도 국민의힘을 찍는다"며 "지금부터 이미지를 바꿔 어떻게 하면 중도층으로부터 표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걸어온 길 속에 있다"며 "국민의힘이 더욱 유능한 정당, 더 유능한 정책 정당, 더 유연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때 우리 국민께서 더 큰 지지를 보내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회사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7%, 민주당은 34%로 오차범위 내 박빙을 기록했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로 수위를 달렸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0%), 오세훈 서울시장(8%), 홍준표 대구시장(5%), 한동훈 전 대표(5%) 순이다.
그러나 '올해 대선이 치러지면 어느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 37%,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 34%로 오차범위 내였다. '없다' 혹은 '모름·무응답' 비율은 23%에 달했다.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선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5%,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이 39%를 기록했다. 중도층에서는 탄핵 인용(67%)과 기각(27%) 차이가 더 커졌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9.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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