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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손실을 기록하는 반면 투자는 확대하는 외국인 직접 투자(FDI) 기업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 간 거래 시 발생하는 '이전 가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세수 감소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20일 베트남 현지 매체 VTV에 따르면 2월 20일 베트남 재정부가 최근 2023년 FDI 기업들의 재정 상황에 대해 많은 기업이 손실, 누적 손실, 심지어 자본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사업이 비효율적인 기업들의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2023년 FDI 기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4.3% 감소한 약 9420조동(약 529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손실을 보고한 기업 수는 1만6292개로 2022년 대비 21.2% 증가했다. 반면 누적 손실을 입은 기업은 1만8140개로 15% 증가했고, 자본 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5091개로 15.2% 증가했다. 2023년 전체 FDI 부문의 총 손실은 217조4640억동(약 12조2867억원)으로 32% 증가했고, 누적 손실액은 908조2110억동으로 20% 증가했다. 특히 자본 손실도 29% 늘어난 241조5600억동에 달했다.
가공 및 제조 산업은 여전히 베트남 FDI 부문의 주요 원동력으로, 총 세전 이익(334조7440억동)의 81.3%를 차지한다. 다른 산업들도 이익을 냈지만, 금융은행업(5.2%), 과학 및 기술(2.9%), 부동산(2.2%), 전기 및 가스 생산 및 유통(2.1%) 등은 이익 비중이 훨씬 낮았다. 반면, 광업 부문은 장기 손실을 계속 겪었지만, 해당 부문의 자본은 480억동으로, 2022년 대비 51.9% 증가해 약간 개선됐다.
많은 FDI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고하면서도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재정부는 예산 수입과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반 징후를 예방하기 위해 관리를 강화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베트남 상공부 평가에 따르면, FDI 자본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주로 중소 규모 프로젝트에 집중되어 있으며, 중간 수준의 기술을 사용하고, 주로 가공 및 조립을 위한 부품을 수입하면서 세제 혜택과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재정부는 이전 가격 책정 또는 비효율적 운영의 징후가 보이는 FDI 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시에, 관리 당국의 전문적 역량을 향상시켜 FDI 기업의 운영을 보다 효과적으로 감독하고 투자 환경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베트남 경제 전문가인 응우옌찌히에우(Nguyen Tri Hieu)는 FDI 기업이 손실을 보고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이전 가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많은 외국 모회사는 베트남 자회사에 제품을 판매할 때 가격을 부풀리는 전략을 사용해 매출은 늘리지만 이익은 감소시켜 베트남에서의 세무 의무를 줄이고 있다. 그는 베트남이 이 문제를 수년간 논의하고 많은 통제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전 가격 문제를 조사하는 것은 비교 데이터의 부족과 엄격한 모니터링 정책 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베트남 정부가 이 상황을 다루기 위해 보다 포괄적이고 과감한 해결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은 상품 가치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전 가격 책정 방지에 대한 법적 틀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주요 상품 거래 시장의 데이터를 참조하면 당국이 위반 징후를 보이는 기업을 쉽게 파악하고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경제 전문가들은 이전가격을 위반하거나 지속적으로 부당한 손실을 보고하는 FDI 기업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를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상황을 잘 통제하지 못하면 베트남으로의 고품질 FDI 유치 효과가 떨어져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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