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돌 양상은 아니지만, 개헌을 명제로 이재명 대표를 향한 김동연 지사의 압박 강도가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21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3년 전 대선 출마 당시 기사도 공유하며 ‘제7공화국 개헌’을 함께 이루자고 제안해 '의미심장' 함을 더했다. (2025년 2월21일 자 아주경제 보도)
2022년 3월 1일 새로운 물결 대선 후보 김 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며 정치 교체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합의한 내용의 핵심은 ' 대통령 임기 1년 단축·책임총리 등을 위한 개헌,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 국민통합 정부 구성, 초당파적 국가주택정책위원회·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의 추진이었다. 김 지사가 이를 이날 다시 소환하며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다음과 같이 썼다.
"이 대표님, 지금이 바로 개헌을 이야기할 때입니다. 3년 전, 두 손 잡고 국민 앞에서 약속드렸습니다. ‘제7공화국 개헌’,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냅시다"라며 종전의 화법과 다른 제안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당 내외 잠룡들의 분권형 개헌 목소리에 '가타부타' 침묵 중이다. 다만 개헌과 관련해선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하며 답변을 대신하고 있다.
이런 이재명 대표를 콕 집어 개헌으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데 함께 하자고 한 것이다. 같은 당내 잠룡 주자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재명 대표의 생각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장함까지 느껴진다고 해서 민주당 내에도 관심이다. 그러고 당 내외에서 의도 파악에 분주하다. 특히 오는 28일 회동이 예고된 상태에서 나온 제안 이어서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본격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신호탄이란 소리도 나온다. 김 지사는 최근 같은 당원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견제와 공격을 받아오고 있다. 대표적 진보 논객이면서 한때 이재명 대표 복심이라 불렸던 유시민 작가의' 김 지사의 배은망덕'이라는 굴욕적 폄훼 발언도 있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이런 저격에 대한 주변의 분노와 달리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임중도원(任重道遠:막중한 임무 완성을 위해 도량 넓게 굳세게 나아감) 하고 있다. 이번 페이스북 글은 이런 가운데 나온 의지의 표현이어서 반향도 크다. 분권형 개헌 요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작금의 정치판이다.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요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또한 시·도지사들이 여의도 정치권을 향해 개헌을 주문하고, 국회의원들이 이를 경청하는 형국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개헌 의지와 추진에 있어서 사실상 김 지사가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거기다 방법론까지 제시해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 호응도가 높다.
김 지사는 이번 페이스북에서 다시 한번 불법 계엄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할 '계엄 대못 개헌' 주장했다. 나아가 불평등 경제를 기회의 경제로 바꿀 '경제 개헌', 정치 교체를 완성할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이루어야 완전한 내란 종식도 완성된다고 적었다. 민주당 내 부동의 대선주자 1위인 이 대표를 향한 김 지사의 비장함이 어느 정도나 작용할지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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