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속도 내나…웨이브, 티빙에 회원 개인정보 제공 검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선훈 기자
입력 2025-02-22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개인정보 제공 업체 SK텔레콤에서 웨이브로 변경 논의

  • 웨이브에 티빙 출신 CFO 파견되는 등 통합 논의 속도

  • 2대주주 KT스튜디오지니의 합병 반대는 여전한 변수

티빙-웨이브
[사진=각 사]
웨이브가 개인정보 제3자 제공 업체를 기존 SK텔레콤에서 티빙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 양측 간 통합을 위한 물꼬를 다시금 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양측의 합병이 불발된 가운데 올해는 그간의 논의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조만간 개인정보처리방침 개정안을 통해 '티빙·웨이브 제휴 상품 서비스 가입·제공' 관련 내용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과의 제휴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웨이브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티빙 측에 전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기존 SK텔레콤 대신 티빙에 자사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며 양측 간 제휴 상품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내용을 검토하면서 양측 간 인수합병 논의가 한 걸음 더 진척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와 티빙이 제휴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서 현재 양측이 긴밀하게 논의 중이고 개인정보처리방침 개정도 이 같은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 작업은 더디지만 조금씩 진척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티빙의 대주주인 CJ ENM과 웨이브의 대주주인 SK스퀘어는 웨이브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사들이는 데 총 2500억원을 투자했다. 웨이브는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CB 만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특히 CJ ENM이 2500억원 중 1000억원을 투자하며 웨이브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지난해 12월 CJ ENM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임원 겸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고, 1월에는 이양기 전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웨이브의 CFO로 파견됐다. 양사 간 재무 상황을 공유하면서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을 준비하는 신호로 업계에서는 해석했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합병이 완료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가 여전히 양측 간 합병에 찬성으로 돌아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도 웨이브와의 합병이 마무리되려면 KT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스튜디오지니가 여전히 내부적으로 양측 간의 합병에 미온적인 기류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2023년 말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디어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넷플릭스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는 지적 속 국내 OTT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한국프로야구(KBO) 등 스포츠 콘텐츠에 강점을 보이는 티빙과, 지상파 콘텐츠를 보유한 웨이브가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쟁 OTT들이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협약을 통해 잇따라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SBS와 6년간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쿠팡플레이도 MBC 주요 예능·드라마 등을 제공하며 점차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웨이브의 가장 큰 강점이 OTT 중 지상파 콘텐츠를 독점으로 제공한다는 점에 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변화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티빙은 여전히 웨이브와의 합병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본다. 최주희 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티빙과 웨이브의 가입자 구성이 달라 겹치는 가입자 규모는 30% 수준"이라며 "양사가 합치면 국내에선 최고의 예능, 드라마 콘텐츠를 가진 법인이 탄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웨이브도 최근 드라마 '리버스', 예능 '피의 게임 시즌3'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이어 선보이며 지상파 콘텐츠 외 자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