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image/s3,"s3://crabby-images/fa5b1/fa5b1b2cbf8ee377fb94dff3c1506e6590a7ef27" alt="배민 본사 방문한 을지로위원회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과 자영업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앞에서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하 및 상생협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20
cityboyynacokr2025-02-20 16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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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1·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중개수수료를 인하한 상생요금제를 내놨으나 자영업자 반응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수수료를 두고 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이츠는 각각 오는 26일과 4월부터 상생 요금제를 시행한다. 두 업체는 기존 9.8% 수준인 중개료를 매출 규모에 따라 2.0~7.8%로 낮춘다. 예를 들어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부가세 별도),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를 각각 적용한다.
다만 매출 구간 설정은 서로 다르다. 배민은 이전 3개월 매출을 기준으로 차등 수수료 구간을 정한 뒤 현재 매출에 반영한다. 반면 쿠팡이츠는 매달 실제 매출을 반영해 적용한다. 예를 들어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실제 월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생 요금제 구간을 산정한다. 이 후 기본 중개 수수료 7.8%를 기준으로 이미 정산된 금액과 차액을 환급해주는 식이다.
당장 이달부터 상생요금제를 시행하는 배민은 지난 19일부터 자영업자들이 어느 구간에 속하는 지 알 수 있도록 '배민셀프서비스'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속한 구간을 확인한 자영업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매출이 크지 않은데도 상위 35%로 분류돼 가장 높은 수수료를 물게 됐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피자 가게를 운영한다고 밝힌 한 업주는 "하루 30만원도 못 파는 날이 허다해 그간 매출 규모 하위 10%에 들어가기 만을 간곡히 바라고 있었는데 구간을 확인하니 상위 35%에 포함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는 "배민을 통한 매출이 하루 10만원 수준인데 상위 35%라고 한다"며 물음표를 달았다.
일부 자영업자는 매출 규모 기준에 의문을 품고 본인 매출과 자신이 속한 구간을 서로 공유하고 나섰다.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오는 4월 상생 요금제를 시행하는 쿠팡이츠도 수수료를 7.8%, 6.8%, 2%로 각각 차등 적용하는만큼 상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메뉴 가격 인상을 고려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매출이 얼마 안되는데도 상위 35%에 포함된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가게를 접거나 메뉴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을 배달앱 수수료로 꼽았다.
또 조사에 참여한 점주 10명 중 4명 이상(47.6%)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져 메뉴 가격을 인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상한 금액은 평균 1858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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