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해 재건하겠다는 이른바 ‘가자 구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요르단과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주민들 의사에 반해 이주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신의 구상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약 2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에서 요르단과 이집트로 영구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해 ‘중동의 리비에라’(지중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이집트와 요르단에) 1년에 수십억 달러를 원조한다”며 “그들이 (나의 구상을) 거부할 줄 몰랐지만,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러나 편하게 지켜보면서 권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요르단과 이집트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구들과 국경을 맞댄 아랍국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에 대한 구상 발표 직후 이집트와 요르단 지도자들은 이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지지해 온 주변 아랍국들도 반발했다.
이를 의식한 듯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지난 20일 “퇴거 계획을 추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섰다.
한편,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국가들은 21일 정상급 회동을 하고 미국의 가자지구 재건 구상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아랍 연맹 정상회담은 오는 3월 4일 이집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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