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나토 가입 시 대통령 사임 용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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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원 기자
입력 2025-02-2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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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다면 스스로 대통령직을 사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온다면, 내가 정말 이 자리에서 떠나기를 바란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며 "조건이 즉시 제공된다면 나토와 그것(대통령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종전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나토 가입을 '레드 라인'으로 제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종전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다. 러시아 역시 나토 가입 포기를 종전의 조건의 한계선으로 그었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임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불법으로 대통령직을 유지 중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와 협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데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까지 부르면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는 매우 좁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진짜 독재자였다면 기분이 상했겠지만 나는 독재자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단순한 중재자 이상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면서 러시아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안보를 보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 협상에 대해선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이날도 양국 당국자들이 연락했다"고 덧붙였다.

이 협상은 종전 문제와도 깊이 연관된 사안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등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 개발 지분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요구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광물 협상에서 지난 3년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원조의 대가로 5000억달러(약 719조2500억원) 상당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빚을 졌다는 생각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채무자로 만드는 어떤 형식도 최종 합의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저녁부터 5천억달러 문제는 더이상 없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3주년인 24일 중요한 정상회의가 열린다면서 "아마도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이 회의에 13명의 지도자가 대면으로, 24명의 지도자는 온라인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이 참여한 기자회견도 따로 진행됐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의 최전선 탄약 수요의 50%를 북한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170㎜ 자주곡사포와 240㎜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도 대규모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도 덧붙였다.

미·러 종전 협상과 관련,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영토 보전, 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현재 러시아군에 점령된 영토에 약 3천500억달러(약 503조4천750억원) 상당의 중요 자원이 매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희토류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해결책이 있고 대안이 있다"며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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