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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대출금리는 천천히, 예금은 빨리 내린다,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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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5-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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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자체 가산·우대금리로 대출금리 결정

  • "여수신 금리 반영에 시장금리 시간차 있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대출금리 반영 속도가 더디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은행권을 향해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20개 은행에 공문을 보내 차주별·상품별로 준거·가산금리 변동 내용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 자료 제출을 요청한 데 이어 24일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이 (대출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행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여수신 상품에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가 반영되는 시간차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당국의 속도 조절 주문에 따른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인하기에도 유리한 쪽으로 대출과 예금 이자를 책정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된 2019년 6월 대출금리는 3.49%, 예금금리는 1.79%였는데 기준금리가 0.50%까지 떨어진 2020년 5월엔 대출금리가 2.82%, 예금금리는 1.07%로 각각 0.67%포인트, 0.72%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 하락세보다 예금금리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기에는 정반대 모습이 나타났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 0.75%로 인상됐는데 직전 달과 비교해보면 대출금리는 0.10%포인트 상승했지만 예금금리는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기준금리가 3.50%까지 올랐던 2023년 초엔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8%를 넘어서고 평균금리도 5%를 웃돈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2022년 11월 4%대에서 3% 초반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인하 효과가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되지 않은 것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조정하는 가산·우대금리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출 원가에 해당하는 지표(기준)금리에 마진인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한다. 여기에 은행 본점이나 영업점장이 전결로 정하는 우대금리를 빼 최종 금리를 확정한다.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빨리 반영되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선 이런 기조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엔 이례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 조정되며 예금금리가 떨어졌는데도 대출금리는 각각 0.05%포인트, 0.0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대출금리가 0.40%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예금금리는 0.46%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대출 문턱을 높이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오르거나 우대금리가 내려간 것이지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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