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1조원이 넘는 증권사(2024년 3분기 기준) 중 정기공시를 하는 29개사를 집계해본 결과, 대표이사 38명 중 28.95%(11명)가 서울대 출신(학사 기준)이었다. 이어 고려대(18.42%, 7명), 연세대(10.53%, 4명) 순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출신 대표이사는 김미섭(미래에셋증권), 장원재(메리츠증권), 박봉권·이석기(교보증권), 황성엽(신영증권), 고경모(유진투자증권), 남기천(우리투자증권), 정준호(SK증권), 임재택(한양증권), 황준호(다올투자증권), 최규원(리딩투자증권) 등이다.
이 중 임재택 전 한양증권 대표이사는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로 내정됐으며, 28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대표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전반을 관리할 방침이다.
서강대를 나온 대표이사도 4명으로 10.53%를 차지했다. 이들 대표이사는 김종민(메리츠증권), 강성묵(하나증권), 전우종(SK증권), 김충호(리딩투자증권) 등이다. 이밖에 경북대, 경희대, 중앙대, 카이스트, 한국외대, 한양대 등 11곳 대학 출신 대표이사들이 1~2명씩 있다.
전공은 증권업 이해도가 비교적 높은 경영학·경제학 등이 과반을 차지했다. 경영학은 전통적으로 금융권에서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자(CFO) 등 주요 보직에 많이 포진했다. 경제학의 경우 비슷하지만 투자전략 전문가가 많다.
증권사에서 드물게 법학(사법학, 공법학 포함)을 전공한 사례도 있다. 전공만 보면 리스크 관리에 탁월할 것 같지만 실적 개선, 신사업 추진 등 경영성과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 박봉권 교보증권 각자대표의 경우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를 맡고 있으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이 강화됐다. 또한 종합금융투자사 진입을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어학계열 전공자인 대표이사도 2명 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한국외대 중어중문학, 서정학 IBK 대표이사는 동국대 영문학을 전공했다. 윤 대표의 경우 전공을 살려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해외법인 경쟁력과 해외주식 사업을 강화하는 등 NH투자증권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학력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증권사에도 확산되면서 대표이사 학력이 다양해진 모습”이라며 “최근 디지털 혁신을 키워드로 한 경영방침이 적극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는 절반 이상이 이공계 출신 대표이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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