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말 준공 예정이던 서울양자기술융합지원센터(센터) 준공 시기가 2년 늦춰졌다. 태동기인 양자 산업에 세계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육성책을 펼치는 가운데 공공 인프라 지원이 시급하다는 우려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오는 4월 말~5월 초 착공을 목표로 센터 시공사를 모색하고 있다.
2027년 3월 준공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이었던 2025년보다 준공시기가 2년 늦어졌다.
시는 2023년 말 양자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홍릉 R&D지원센터에 양자 산업 생태계를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고시·설시설계 등을 계획한 후 양자 산업 내용이 뒤늦게 추가되면서 행정 절차가 지연됐다. 공사비가 예상보다 70억여원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센터는 3층 규모로 △양자 패키징실 △양자 학회 사무국 △연구자 교류 공간 등으로 채워진다. 기술 인프라 공백을 메우고,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환경을 만들려는 취지다.
세계 주요국이 양자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의 인프라 및 공간 투자가 시급하다는 우려다. 시 관계자는 “대학에서 창업하시려는 분 등 연구자들에게 공간 지원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 주요 대학들의 연구 성과를 실질적으로 구현해 보는 시도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자기술 스타트업은 대학 연구진이 연구과제에서 산업 아이템을 발굴하거나, 바이오·보안 등 타 산업군에서 양자 기술과 접목하는 경우로 크게 나뉜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전환기업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예를 들어 기존 광소자 부품을 하던 기업이 광통신 붐이 사그라들자 새 사업 아이템으로 양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은 주요 대학 연구진과 기업이 포진해있는 만큼 산·학·연·관이 자연스레 모여들 생태계가 시급하다. 단발성 학술대회로는 시너지를 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단장은 “양자 분야가 블루오션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IT 기업들이 많다”며 “기업들이 양자 연구자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양자 기술이 산업 태동기인 만큼 기술 확보에 뒤쳐질 경우 아예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은 지난해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관련 수출 통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 보호 장벽이 높아지는 추세다. 시 관계자는 “우리 기술로 만든 양자 컴퓨터나 알고리즘 개발 같은 것들을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에 따르면 서울지역 양자기술 스타트업은 60여개에 불과하다. 시가 정책 목표로 내세운 2026년까지 150개 확대에 크게 못미친다.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국내는 양자 산업 생태계가 형성이 안된 상태”라며 “미국이 기술을 선점·독점하면 따라가기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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