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오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공개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발표에 업계는 술렁였다.
왜 하필 지금일까.
긍정적인 해석부터 해보자.
다음은 모두 예상하는 해석. '알박기 인사'다.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공공기관장 자리를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탄핵 판결이 다가오고 있다. 정권이 흔들린다면 이후 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하루빨리 남은 공석을 여권 인사로 채워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번 공모는 어떤 의도가 더 강할까.
관광공사 사장 공모 소식을 접한 이들은 하나같이 "알박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역대 관광공사 사장 자리는 대부분 정권과 직결된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했다. 내부 승진이나 전문 경영인의 발탁 사례는 없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이 사장 자리를 꿰찼다.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홍보팀장 출신인 변추석 23대 사장, 대선 캠프 강원미래특별본부장을 지낸 정창수 24대 사장이 대표적이다. 안영배 25대 사장도, 김장실 26대 사장도 '낙하산 인사'다. 안 전 사장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자 지지 모임인 '광흥창팀'과 '더불어포럼'에서 활동했고, 김 전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취임준비위원회 국민통합초청위원장으로 활동한 인물이었다.
정부는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방한 관광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정작 2024년 대부분 기간, 관광공사 수장은 공석이었다.
김장실 전 사장이 지난해 1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지만, 후임 인선은 13개월째 미뤄졌다. 지난해 하반기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사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그는 자진 철회했다. 이후로도 공모는 없었다.
업계에서는 관광공사 사장 공모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후, 빠르면 8월쯤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상을 뒤엎고 돌연 공모 절차를 강행했다.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1년 넘게 버텨온 임직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결정.
절차는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까.
한국관광공사 사장 임명 절차는 통상 3개월여가 걸리는데, 이번 27대 관광공사 사장 자리는 공모부터 임명까지 그 기간이 상당히 단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인사가 과연 국정 정상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업무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선임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정권 보은 인사가 자리만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질까.
이번 결정은 차기 정권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만약 내정할 인사가 정해져 있었다면, 차라리 2024년 초 김 전 사장이 사임한 직후 공모를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적어도 정부가 내세우는 ‘국정 운영 정상화’ 명분을 더 탄탄히 뒷받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급히 먹는 밥은 체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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