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러시아 중심으로 종전 협상이 빠르게 추진되는 가운데 리히용 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 당중앙검사위원회 위원장인 리히용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로동당 대표단이 로씨야(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24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비행장에서 전로씨야정당 '통일로씨야' 최고이사회 뷰로성원인 연방평의회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 안드레이 클리모브동지를 비롯한 당 지도부 성원들과 로씨야 연방 주재 우리나라 특명전권대사 신홍철 동지, 대사관 성원들이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군사·과학·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착하고 있다. 특히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양국 간 만남에서 관련 의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파견된 인사는 비교적 고위급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측 감사원장에 준하는 당 중앙검사위 위원장 리 비서는 간부부와 교율조사부를 관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김성남 국제부장 역시 동행해 전반적으로 급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는 "특별하게 중요한 북러 간의 현안을 다룰 만한 그런 구성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전에도 조선노동당과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의 교류가 있었다"며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추가 동향이 있는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김일성정치대학을 방문한 소식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방문 연설에서 북한군에 대해 "마땅히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로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가장 고수·강화해 나가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당의 군대, 인민의 군대로서의 정치 사상적, 정신 도덕적 우월성"이라고 주장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 한 장을 살펴 보면 강의실 모니터 화면에 '사천시' 지도가 띄워진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천시는 K-21 전투기 실험·훈련 고등비행장이 위치한 지역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연설, 강의실 사진 등에 대해 "파병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가능성 등 전선에서의 북한군 심리적 이완 등을 우려한 전투 현장에서의 정치 사업을 강조하는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지금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한 상황이고, 추가로 건설에 굉장히 많은 군이 동원돼 있는 상황"이라며 "군 내의 사상을 좀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