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한 통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끝내고 있다. 양국 정상은 지난 12일 90분간 진행된 통화에서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착수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에는 미국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다. 종전 논의 과정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른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에 서명을 위해서다. 협정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광물을 공동 개발하는 대신에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몰아치듯 종전 협상을 위한 총력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3년 간 대규모 사상자와 물적 피해 속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점을 감안하면 종전 협상의 테이블이 마련된 것만 해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달 20일 정오까지 미국 정부의 기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안보 지원, 제재·압박을 통한 러시아 고립, 우크라이나가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종전 협상 등으로 요약됐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은 올해 1월까지 패트리엇 미사일을 비롯해 모두 659억달러(약95조1000억원·국무부 집계)의 군사 지원을 실시했다. 하지만 종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방위산업체는 이번 전쟁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어들였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으로 무기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세계 100대 방위산업체가 2023년에 총 6320억달러(약 90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이 지원한 무기와 탄약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빠르게 소진되며 새로운 발주와 생산이 이어졌다. 방위산업계가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전쟁이 지속되는 것이 미국 내 특정 집단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쟁을 조기에 종식할 동기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전략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은 전쟁 초반부터 러시아에 대한 강경 제재를 단행했다. 이는 전쟁을 끝내기보다 오히려 장기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러시아 경제는 서방의 기대와 달리 붕괴하지 않았다.
원유와 천연가스를 중국과 인도에 대량 수출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면서 제재의 충격을 완화했다. 여기에 북한군 파병까지 받아 전력을 채웠다. 특히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과 교류하며 반서방 연대 강화에 공을 들였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군사 원조 없이는 독자적인 방어가 어려운 상태로 남았다. 바이든 정부의 접근법은 전쟁을 끝내기보다는 러시아의 소모전을 유도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이런 배경에서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거 “취임 후 24시간 이내 종전도 가능하다”고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평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전쟁을 끝내지 못한 것이 단순한 무능이 아니라 의도적인 선택이었다면 이는 심각한 도덕·정치적 문제로 남을 것이다. 결국 바이든 정부가 조기 종전을 추진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라면 이는 미 외교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셈이다.
세계의 질서와 인류의 생명을 놓고 정치·경제적 계산이 우선됐다면 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혹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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