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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 때 맺은 '베네수 석유 거래합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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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현 수습기자
입력 2025-02-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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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 여파로 돈줄 마르고 경제난 심화 예상…중·러와 협력 가능성도

카라카스에 있는 국영 석유 회사 페트로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 밖에 석유 시추 장비를 들고 있는 손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석유회사 페트로레오스 데 베네수엘라 밖에 석유 시추 장비를 들고 있는 손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정부 시절 베네수엘라와 맺은 석유교역 합의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교역 중단으로 ‘돈줄’이 마를 것으로 예상되는 베네수엘라가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바이든 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내준 2022년 11월 26일자 석유 거래 양허를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관련 협정(효력)은 3월 1일부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전 정부가 2022년 11월 26일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으로 석유 제품을 들여올 수 있도록 허가했던 조치를 취소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셰브런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든 배경으로 마두로 정부가 지난해 7월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점과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인 범죄자를 신속하게 송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협정 파기가 “마두로 정권의 베네수엘라 내 선거 조작과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 후 일방적으로 3선 승리 선언을 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마두로 정권이 선거 결과를 조작했으며 실제로는 야권 후보가 승리했다는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의 석유교역 파기 선언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파괴적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와 정치 불안정 등으로 인해 2022년 물가 상승률이 234%에 달하는 등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여파로 베네수엘라는 돈줄이 다시 마르고 경제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분석업체인 에코애널리티카의 아스드루발 올리베로스 이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셰브런의 (석유 생산)허가 취소로 베네수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에서 2%로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석유교역 파기로 마두로 정권이 러시아, 중국과 밀착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한 조치로 서방 각국에서 경제제재 조치를 받아왔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베네수엘라 군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마두로 대통령은 권좌에서 끈질기게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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