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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익사이팅 서울 17]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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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교 기자
입력 2025-02-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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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방문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전시장 모습 왼쪽 벽면에는 고개 숙인 소녀들을 형상화한 벽화가 반대쪽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제 얼굴을 본뜬 작품이 걸려 있다 사진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지난 26일 방문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전시장 모습. 왼쪽 벽면에는 고개 숙인 소녀들을 형상화한 벽화가, 반대쪽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제 얼굴을 본뜬 작품이 걸려 있다. [사진=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왼쪽 벽면에는 고개 숙인 소녀들을 형상화한 벽화가 그려져 있고, 반대쪽엔 이제는 할머니가 된 소녀들의 눈감은 얼굴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포성과 군화발소리가 전쟁터를 연상하게 하는 이곳은 서울 마포구 한 골목에 위치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전시장이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알리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깊게 공감한 시민들의 모금 활동이 이어져 2012년 5월 5일 어린이날 문을 열었다.

박물관 1층에서 안내를 받고 오디오가이드를 따라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면 영상 속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 김 할머니는 한국에서 가장 처음으로 자신이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라고 밝힌 인물이다. 김 할머니는 “한국여성들 정신 차리시오! 또 당합니다”라는 강력한 외침으로 심연에 잠겨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깨웠다. 지하 전시장부터 2층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김 할머니 외에 피해 할머니들의 사진과 메시지가 기록돼 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지하 전시장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사진과 글귀가 적혀 있다 사진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지하 전시장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사진과 글귀가 적혀 있다. [사진=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만이 아닌 여성과 그리고 인권, 평화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은 연 방문객의 절반을 넘을 정도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8700여명의 방문객 중 4500여명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 중 3분의 1은 일본인이다.

박물관 벽면을 빼곡히 채운 노란 나비모양의 방문 기록이 이를 증명해 보였다. 지난 26일 방문한 박물관 벽면에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맙습니다”라는 영어로 쓰인 글 외에도 다양한 방문객의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이날 브라질에서 온 실비아와 그녀의 친구가 앞서서 2층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2층 전시장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로 살았던 김복동 할머니의 5주기 특별전시를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기록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전시를 둘러보던 실비아는 “상해에 살고 있는데 그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을 가게 돼 역사를 알게 됐고, 상해에 같이 살았던 친구가 한국에 이곳이 있다고 알려줘서 오게 됐다”며 “(일본군 ‘위안부’는) 너무 끔찍한 문제, 전시를 다 보면 수요집회에 가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전시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는 홀로 박물관을 찾은 중국인 방문객과 마주쳤다.

현재 박물관에는 길원옥 할머니의 추모 공간도 마련돼 있다. 길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 오다 지난 16일 향년 97세 나이로 별세했다.

이지영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운영팀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 할머님들은 단순히 피해자가 아닌 인권활동가로 살아오셨고 이곳에 기록돼 있다”며 “앞으로 박물관은 여성과 인권, 평화를 위한 방향 등을 고민하고 우리 시대의 모습은 어떤지 지속 전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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