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이 지난 10년간 일부 시도선거관리위원회 고위직 자녀의 특혜 채용에 관여한 관계자들에 대해 무더기로 징계 요구 등 조처를 단행했다.
감사원은 서울선관위 등 7개 시도선관위에서 가족·친척 채용 청탁, 면접점수 조작, 인사 관련 증거 서류 조작·은폐 등의 비위를 적발해 전 사무총장·차장, 인사 담당 등 총 32명을 중징계 요구, 인사자료 통보 등 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선관위 내부에선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다" 등 이유로 부정 채용 제보나 투서들까지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감사원은 고위직 자녀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자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7개 시도선관위에서 진행한 총 167회의 경력경쟁채용을 점검하고, 특히 선거철 시도선관위 경력채용 과정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감사 결과 주로 중앙선관위 고위직 등 전·현직 선관위 직원들이 채용 담당자에게 자신의 자녀 등의 채용에 편의를 주도록 청탁하고, 직접 청탁을 받거나 과거 상급자 또는 동료 직원 자녀의 응시를 알게 된 채용 담당자들이 위법·편법으로 해당 응시자들을 부당하게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전 사무차장 A씨는 2018년 자녀로부터 충북선관위로 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충북선관위 담당자에게 전화해 본인의 신분을 밝힌 후 자녀가 착하고 성실하다며 단양군선관위에 추천해 달라고 채용을 청탁했다.
이후 충북선관위는 단양군으로부터 다른 응시자를 추천받고도 나이가 많고 기능직 전환자라는 사유로 추천을 거절하고, A씨 자녀를 단양군선관위의 단독 응시자로 하는 경쟁채용을 진행해 서류·면접시험을 거쳐 합격시켰다.
경북선관위 계장 B씨는 2021년 다른 선관위 전 직원의 자녀가 경력채용 응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실을 알고도 서류전형 위원에게 8급으로 낮춰 임명하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 서류전형에서 합격하도록 유도했다. 또 면접에서 다른 응시자는 전출 제한 기간을 충족하지 못해 소속 기관에서 의원면직을 거부할 것이라면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해 불합격을 유도했다. 이후 해당 자녀는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임용됐고, 다른 응시자는 면접시험에서 탈락했다.
이러한 특혜 채용을 지휘·감독해야 할 중앙선관위는 인사 관련 법령·기준을 느슨하고 허술하게 적용하거나 가족 채용 등을 알면서 안이하게 대응했고, 국가공무원법령을 위반해 채용하도록 불법·편법을 조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중앙선관위는 2021년 5월 시도선관위에 2022년도 양대 선거 대비 대규모 경력채용을 진행하도록 하면서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을 우려하고도 그해 9월 실제 경남선관위의 자녀 특혜 채용 투서에 문제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며 "이후 시도선관위로부터 자녀 등 채용 사실을 보고하도록 하고, 부모·자녀 현황 자료를 직접 작성·관리하면서도 그 과정을 점검하지 않은 채 선관위를 '가족회사'라고 지칭하고 '선거만 잘 치르면 된다'며 이를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선관위 상임위원(1급)을 법정 임기를 무시한 채 내부 직원끼리 자리를 '나눠 먹기식'으로 편법으로 운영하거나 2·3급 등 고위직도 별도 정원을 부당하게 늘리고, 위법하게 보직을 부여하는 등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한 사례도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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