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국어원에서 점자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 508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2024년 점자 사용 양상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9%가 시각장애인의 자립에 점자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점자는 시각장애인에게 단순한 문자 체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자립에 필수적인 도구이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능력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점자 사용 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국어원 '2023년 점자 사용 능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점자를 사용하는 성인 시각장애인 10명 중 4명(39.6%)이 점자 문서를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점자 문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점자 사용 능력을 갖춘 경우는 14.9%에 불과했다. 특히,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 사용 능력이 기초 이하인 비율이 48.9%로, 선천적 시각장애인(29.7%)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체계적인 점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번에 시행된 점자법 개정안은 점자교원 양성, 점자교육원 지정, 점자능력 검정 시행 등 시각장애인의 점자 교육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점자법 개정 시행이 시각장애인의 체계적인 점자 학습, 나아가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국립국어원에서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점자 학습자의 점자 사용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점자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점자 사용 능력의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점자 사용 능력의 향상을 위해 매년 점자능력 검정시험을 시행하게 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올해 점자 사용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점자능력 검정시험 시행을 위한 지침을 개발하는 등 정식 시험 시행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 작업을 거쳐 모의시험 시행을 시작으로 점자능력 검정시험이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점자교원 양성, 점자교육원 지정, 점자능력 검정 시행 등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능력 향상뿐 아니라 정보 접근권 확대와 사회 참여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점자 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필요한 모든 과정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새로운 도약을 앞둔 지금, 우리 모두의 관심과 협력으로 시각장애인의 소통 환경이 개선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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