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 감면을 위해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반복 투약하며 현역 면제 판정을 받은 헬스트레이너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실이 28일 밝혀졌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헬스트레이너로, 지난 2013년 최초 병역 판정에서 2급 현역병 입영 대상을 판정받았으나 학업 등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이후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반복 투약, 복용하며 지난 2020년 '이차성 생식샘 저하증'(성선기능저하증)으로 5급 전시 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전시근로역은 전시 상황에서만 군사 업무를 지원해 사실상 현역 면제에 해당하는 처분이다.
이에 검찰은 A씨가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기 위해 간수치를 높이고 성선기능을 약화하는 등 부작용이 있는 약물을 투약, 고의로 신체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1심에서 A씨는 "헬스트레이너로 대회 출전을 위해 약물을 복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속적인 스테로이드제 복용이 병역 회피를 위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유죄를 판결하며 양형 이유에 대해 "A씨의 메모나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가 있고, 입영이 문제 되는 시기에 성선저하증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약물을 복용해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을 증언한 제보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심 재판부는 A씨의 병역 기피와 감면 목적으로 지속적인 약물을 복용하며 신체를 손상한 행위에 대해 "병역제도 근간을 해치는 것으로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전부터 대회준비 등을 이유로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복용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대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병역법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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