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석 카이스트 정책연구소장 "AI 자체 개발 보다 기존 산업에 접목해야"

서용석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장, 한국 AI 전략 제시

서용석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장[사진=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인공지능(AI)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며 한국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적인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절대적인 자원 부족이라는 한계를 가진 우리나라가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 산업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8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AI 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을 위한 포럼'에서 서용석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장은 "한국형 AI 모델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면서 "기존 산업에 효율적으로 AI를 접목 시켜 한국만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연구소장의 주장은 한국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방대한 인구, 데이터, 자본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와 제한된 데이터, AI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는 "기존 산업에 AI를 접목해 한국이 잘하는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연구소장은 한국이 AI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기존 산업에 AI를 융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은 자동차, 반도차, 조선업 등 제조업 강국이므로 AI 기술을 이 분야에 적극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반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면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고 예측 유지보수 기술을 통해 공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 가능성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아니라 공공서비스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서 연구소장은 "건강, 보건, 의료,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AI 기반 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 연구소장은 "인간은 도구를 만들지만, 그 도구가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마셜 매클루언의 말을 인용하며 AI가 우리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가운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