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러시아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측근들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광대'로 표현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을 "가차 없는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에게 '제3차 세계대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며 "미국은 이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에게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인내심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와 연결된 블로거 '라이바'는 이번 회담이 "젤렌스키의 정치적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크렘린궁 내부에서는 그가 이번 상황을 유리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크렘린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균열이 드러난 이번 사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요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회담은 전쟁 이후 러시아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 결렬을 종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재고할 가능성이 거론되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젤렌스키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 파트너로 적절하지 않으며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 정권 수립을 종전 협상의 일부로 고려해 왔으며 가디언은 이러한 논의가 미국과 러시아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상원의 알렉세이 푸시코프 의원은 "백악관이 젤렌스키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향후 전개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 간 긴급 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원 지속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의 친러 성향 총리 빅토르 오르반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EU가 러시아와 직접 대화해 우크라이나 휴전과 평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EU 내부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둘러싼 견해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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