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 이어 필름사진으로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찍으며 사진집을 사진작가에 도전한 이시언이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건 뭘까?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엘리필름]
이시언이 경험한 배우, 사진작가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인 것 같나. 그리고 직업만족도는 100 점 만점에 몇점인가. 이유가 궁금하다
-배우와 사진작가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은 직업인 것 같다. 배우는 대본 속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이고, 사진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순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둘 다 결국 ‘기록’과 ‘표현’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는 것 같다.
연기를 할 때는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 고민하면서 표현해야 하는데, 사진도 마찬가지로 한순간을 신중하게 담아내야 한다.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다 보니 더욱 많은 걸 관찰하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직업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두 가지 다 정말 매력적인 일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걸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만족을 느낀다. 남은 10점은 앞으로 더 채워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와 사진에 있어서 이만하면 됐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궁금하다. 작업의 끝과 시작은 언제인가
연기는 촬영이 끝나고 작품이 공개되면 마무리가 되긴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촬영을 마치고 현상된 결과물을 보면서 만족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구도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작업의 시작과 끝이 딱 잘라 구분되기보다는, 하나의 경험이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고민과 노력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커리어에 있어서 중요했던 시기는 언제인가
-제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를 꼽자면 ‘응답하라 1997' 때가 아닐까 싶다. 운 좋게 ‘방성재’라는 캐릭터를 만나 많은 분들께 제 얼굴과 연기를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때를 계기로 이후 다양한 작품에 참여할 기회도 생겼고,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감사한 순간들이었다.
배우로서 이시언, 사진작가로서 이시언, 사람으로서의 이시언은 어떤 사람인가
-배우로서 저는 ‘어디선가 한 번쯤 본 적 있는 사람’을 연기하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화려한 캐릭터도 좋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어디선가 한 번쯤 본 적 있는 사람 같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게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인 것 같다.
사진작가로서는, 순간을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다 보니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찍게 되고, 그러다 보면 평소엔 그냥 지나쳤을 풍경도 새롭게 보이더라.
사람 이시언은 즐기며 재밌게 살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연기든 사진이든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재미가 없지않나. 그래서 늘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덕분에 계속 배우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가보려고 한다.

이시언이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도전해보고 싶은 새로운 직업이 있나. 이시언의 꿈은 뭔가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고, 사진도 꾸준히 찍으면서 저만의 시선으로 담아낸 기록들을 계속 남기고 싶다.
예전부터 라디오 DJ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20대 초반, 공장에서 일할 때 밤에 강변도로를 달리면서 듣던 라디오가 참 좋았다. 그때부터 막연히 “언젠가 저런 걸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라디오라는 매체가 주는 따뜻한 감성이 참 좋더라.
결국 꿈이라고 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걸 배우고, 도전하는 것 ‘이 아닐까 싶다. 연기든, 사진이든, 혹은 그 외의 것들이다. 한 가지에 머무르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더 성장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 저도 배우로 시작했지만, 사진을 찍고 책을 내면서 또 다른 방식으로 저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결국 내가 좋아하는 걸 얼마나 진심으로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처음엔 잘 안될 수도 있고,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도 있지만, 계속 부딪쳐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길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너무 정해진 틀에 갇히지 말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면서 꾸준히 나아갔으면 좋겠다. 저도 계속 도전하고 배우면서 가보려고 한다. 끝까지 즐기면서 말이다.

이시언 배우와 [사진=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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