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 시장 체제 막이 올랐다.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70년 가까이 이어진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깨졌다. 투자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중 절반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4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는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이 열렸다. 개장식에는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사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해 유관기관 및 증권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넥스트레이드 출범은 주식시장, 자본시장 거래 인프라 차원의 밸류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복수 시장 간 건전한 경쟁으로 거래 수수료가 인하되고, 주식 거래시간이 연장돼 직장인 투자자도 출근 전, 퇴근 이후에 여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일각에서는 예기치 못한 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그간 여러 테스트를 통해 시장 안정성을 확인했으며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며 안정적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사장 이사장은 "한국거래소는 통합시장관리자로서 양 시장에 같이 적용되는 제도들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겠다"며 "중요 공시사항이나 거래 관련 정보 등을 넥스트레이드에 신속히 전달해 시장 지도와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시간 확대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다. 기존 한국거래소의 정규 거래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6시간 30분에 그쳤지만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운영되며 거래시간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출범 첫날인 이날은 오전 10시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오는 14일까지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은 코스피 5개 종목(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에쓰오일)와 코스닥 5개 종목(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이다.
출범 3주 차인 17일부터 21일까지는 코스피 55개 종목과 코스닥 55개 종목을 합친 110개 종목, 4주 차인 24일부터 28일까지는 코스피 200개 종목과 코스닥 150개 종목을 합친 350개 종목으로 거래 가능한 종목 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오는 31일부터 800개 종목이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거래될 예정이다.
복수의 거래소가 등장하면서 증권사들은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최대화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를 준수할 책임을 진다. 각 증권사들마다 최선집행의무를 이행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나 시스템은 다르기 때문에 리테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편 증권사 지점 영업 시간은 늘어나지 않는다. 다만 전산시스템 구축 및 개발 인력은 대체거래소와 연동한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거래 시간 동안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센터의 업무 시간을 일시적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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