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으면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CP 및 전단채 발행 잔액은 전날 기준 194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중 CP 잔액은 1160억원, 전단채 잔액은 780억원이다.
이는 전체 CP 및 전단채 발행 잔액 280조8141억원 중 0.069%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당시 신용등급 ‘A3-’ 기업들이 발행한 CP 및 전단채의 비중이 0.13%에 불과해, 단기자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가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회생절차는 원리금 미상환이 아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등급 하락으로 인해 단기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투자 등급이 낮아질 경우 기한이익상실(EOD)로 인한 차입금 대응을 위해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회생계획 확정 전까지 금융 채권 상환이 유예되면서 단기적으로 현금 흐름이 개선될 수 있으나, 향후 자금 조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홈플러스는 공모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없고, 단기자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 회사채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CP 및 전단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CP 및 전단채 발행을 주관한 곳은 신영증권과 한양증권 등이다. 당장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만 295억원에 달하며, 이후 4월 405억원, 5월 500억원, 6월 420억원, 8월 120억원의 추가 만기가 예정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인 지난달 21일에도 CP 50억원과 전단채 20억원을 추가 발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이익 창출력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 중장기 사업 경쟁력 악화 등의 이유로 지난달 CP와 전단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자 홈플러스는 이달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법원의 결정을 반영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최하위 등급인 ‘D’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CP 및 전단채 투자자들의 손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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