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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불확실성 60개월 내 최고…상반기 설비투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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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5-03-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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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U, 365.14 기록...10년 전 대비 3.4배 증가  

  • "반도체법 등 기업 위험분산 전략 등 필요"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국내외 정치 불안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여파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6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6일 발표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PU)는 365.14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107.76) 대비 3.4배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60개월 내 가장 높은 수치다.

EPU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스콧 베이커 교수가 개발한 지표로, 국내 주요 언론 보도에서 경제 정책 불확실성과 관련된 단어가 등장하는 빈도를 분석해 산출된다. SGI 분석에 따르면 EPU가 10포인트 상승하면 약 6개월 후 설비투자가 8.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12월 대비 14.2% 줄어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투자 위축이 이미 현실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SGI는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기업들의 투자 보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200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며 주요 정치 경제적 사건 발생 시 급등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12월 국내외 정치 불안이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이 급등, 같은 해 12월 EPU는 6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가희 SGI 연구위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미루거나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시장 수요와 기술 경쟁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만큼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SGI 관계자는 "이들 업종은 장기적인 기술 혁신과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일정 수준의 투자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해도 기업 간 내부 거래(기업 내 수출)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패널 분석 결과 EPU가 10포인트 상승하면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기업의 기업 내 수출은 17% 증가하고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경우에는 7%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SGI는 경제정책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투자 환경을 안정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투자세액공제 확대 △한시적 규제 완화 △환율 변동보험 및 보증제도 확대 등의 대책을 제안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반도체특별법 등 핵심 산업 지원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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