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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의 C]"10대가 미래 문화시장 주역…갖고노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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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5-03-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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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아트③ 이성욱 버시스 대표 인터뷰

  • K팝 영향 한·미·일 넘어 전세계 인기

  • 3텍스트 입력시 3D 영상·음악·가사 등 동시 생성

  • 유니버설뮤직 등과 협업…1분짜리 콘텐츠 제작 단 20초 소요

  • 구글·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도 군침…구글총책임자와 만남도

이성욱 버시스 대표
이성욱 버시스 대표 [사진=버시스] 


“‘에스파 월드(aespa world)’는 학교가 끝나는 오후 3~4시 무렵부터 트래픽이 확 늘어요. 7~12세 친구들은 너무 재미있는 거죠. 특히 케이팝 영향이 강한 나라들에서 그래요. 한국, 일본, 미국. 이 3개 국가의 트래픽이 최고예요. 동남아와 남미에서도 유입도 상당하죠.”
 
이성욱 버시스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지금 10대들의 문화 DNA에는 인공지능(AI)이 자연스레 스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시스가 만든 ‘에스파 월드(aespa world)’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주요 타깃층이다. 에스파월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구현된 인터랙티브 뮤직 월드다. 이 공간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자유롭게 꾸미는 것은 물론, 에스파 멤버들의 모습을 한 아바타와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출 수 있다. 또 좋아하는 멤버를 선택해, 마치 게임을 하듯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할 수 있다.
 
“아바타들끼리 사진 찍고 춤추는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에스파 월드는 ‘삶의 판타지’다. 최근 태국을 다녀온 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신라호텔에 가서 망빙(망고빙수)을 먹는 게 하나의 판타지라면, 태국 사람들에게는 틱톡을 하거나 ‘에스파 월드’에서 카리나와 춤추는 것이 삶의 탈출구인 거예요.”
 
이 대표는 지금의 10대들이 시장의 주역이 되는 시대를 내다보고 있다. “과거에 우리는 비디오게임이 뭔지도 모르면서 빠져들었잖아요. 지금 10대들에겐 그 비디오게임이 바로 AI예요.” 그는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자란 세대가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문화를 소비하는 것처럼, 지금의 10대가 이끄는 미래에는 메타버스 혹은 AI 음악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AI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세상에서는 누구나 주역이 될 수 있어요. TV를 보며 박수 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TV 속 스타가 될 수 있는 거죠.”
 
창작과 소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막일까. AI가 콘텐츠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 같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단호히 답했다. “확실한 것은 세상이 더 재밌어질 거라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서 콘텐츠 생산량이 지금보다 수십 배 늘어날 겁니다. 그 이상은 솔직히 모르겠네요. AI를 어떻게 쓸 것인지 역시 그들, 즉 지금 10대들의 몫이니까요.”
 
에스파 월드 사진버시스
에스파 월드 [사진=버시스]
 
생성형 AI 미디어 시대…워너도 유니버설도 '주목'
세계 음반 업계가 버시스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버시스는 글로벌 음반 산업을 선도하는 워너뮤직 및 유니버설뮤직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에스파 월드’를 정식 론칭한 이후, 버시스는 글로벌 무대에서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최근에는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버진 레코드 임원진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등 버시스의 기술에 대한 글로벌 음반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에스파 월드’의 총사용자 수는 90만명. 지난 일주일 동안 11~13만명이 에스파 월드에서 뛰어놀았다. 사용자들이 생성한 콘텐츠도 약 7만건(포스팅 기준)에 달했다. 이제 10대들에게 유튜버는 핫한 플랫폼이 아니다. 이 대표는 “미국 10대들은 로블록스(메타버스 플랫폼)를 유튜브보다 3배(사용시간 기준) 더 쓴다”며 “워너뮤직이나 유니버설뮤직 등 음반사들은 아이들에게 음악을 홍보할 수 있는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글로벌 음반사들은 버시스가 10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과 함께 ‘에스파 월드’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원래는 3월 출시가 목표였지만, 저작권 문제로 시간이 걸리고 있어요. 빠르면 여름이나 가을쯤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유니버설뮤직은 산하에 3000개에 달하는 레이블을 거느리고 있다. 세계 음반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등 소속 아티스트만 수만명이다. 이 대표는 “이들은 메타버스에서 아티스트를 홍보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원한다”며 “유명 스타들을 메타버스에 등장시키는 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생성형 AI 미디어’라는 새로운 장르가 출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버시스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엔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엔진’은 여러 미디어를 동시에 생성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프롬프트, 즉 텍스트를 입력하면 3D 영상, 음악, 가사, 보이스 등을 동시에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버시스는 이러한 앱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예컨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코믹한 모습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바타가 랩하는 영상이 뚝딱 만들어진다.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반박하고 싶을 때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기는 것이 전부였다면, 앞으로는 누구나 AI로 직접 영상을 만들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등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생각과 메시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1인 미디어가 가능해지는거죠. 사람들의 창작 욕구는 어마어마해요. 모두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죠. 이 기술을 통해 건전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저희 기술로 3D 영상과 음성이 결합한 1분짜리 콘텐츠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0초예요.”
 
버시스는 4~5월 중 몇몇 아티스트와 ‘멀티모달 생성형 AI 엔진’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니버설뮤직의 첫 질문이 ‘(에스파월드를) 3000개에 달하는 레이블에 다 적용할 수 있겠냐’였어요. 일본 레코드사도 ‘우리 아티스트로 ‘에스파 월드’ 같은 메타버스를 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묻더군요.”
 
에스파 월드
에스파 월드
 
한국 AI '응용'에 초점…"적극 활용해야"  
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도 이 시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구글 총책임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한국 기업이 단 2곳이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버시스)였다”며 “구글이 미디어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생성형 AI 기술을 알려줬어요. 3개월에 걸쳐서 A부터 Z까지 효율적인 방식을 알려줬어요. 엔비디아는 GPU 사용법을 알려줬고요. 구글과 엔비디아의 금전적 지원은 10억원이 넘어요. 덕분에 우리 엔지니어들에게 GPU를 넉넉히 제공할 수 있어요.”
 
이 대표는 한국은 AI의 ‘응용’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이 AI 원천 기술을 보유한 게 별로 없어요. 응용하는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죠. 한국은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니, 콘텐츠 쪽으로 가는 게 정해진 수순같아요. 정부도 어느 정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봐요.”
 
그는 저작권 문제도 결국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러 나라에서는 복사기를 팔 때마다 저작권 보호 기금을 내죠. AI 시대에도 기금을 만들어서 저작권을 진흥하는 식의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AI를 훈련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 엔진을 개발하려면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추론 기능이 발전하면서 AI 엔진이 데이터를 생성해서, 이를 트레이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대표는 “AI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변화의 흐름을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갈 수 없어요. AI 이전과 이후 시장은 완전히 다를 거예요. 챗GPT의 경우, 재작년에는 대학 인턴 수준이었다면 요즘은 어설픈 박사 수준의 결과물을 내더군요. 추론도 가능하고요. 저는 원래 작곡을 전공했는데, 보통 음반을 들을 때 앞부분 30초만 들어도 전체 흐름이 그려지거든요. 작곡에도 패턴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AI는 패턴에 없는 새로운 것을 종종 만들어요. 창작자에게 좋은 소스가 될 수 있는거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해요.”
 
‘비트 기반 인공지능 뮤직비디오 생성기 사진버시스
‘비트 기반 인공지능 뮤직비디오 생성기 [사진=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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