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수놓인 밤거리를 걷는다. 잔잔한 강물에 비친 빌딩들의 모습을 마주한다. 낮엔 오랜 전통을 간직한 정원을 거닐고, 나룻배를 타고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기며 신선놀음도 해본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 다녀왔다. 주말을 이용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어 '밤도깨비 여행지'로 부상한 곳이다. 상하이는 중국 정부의 무비자 시행 정책 이후 접근성이 한층 수월해졌다. 특히 이곳은 2030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 일본을 대체할 여행지로 유명하다.
나날이 느는 중국 여행 수요를 겨냥해 한진관광의 테마여행 플랫폼 여담에서는 젊은 층부터 중년층까지 친구와 연인, 가족 여행을 아우르는 3박 4일 상하이 여행 상품을 큐레이션해 소개했다. 여담의 상하이 여행상품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하이 도심 투어는 물론 주가각과 항저우까지 '꼭 가봐야 할' 명소가 빠짐없이 담겼다.

와이탄에 서면 1920년대 상하이와 21세기 상하이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와이탄은 상하이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장소로 황푸강을 따라 조계지 시절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세계 건축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독특하고 화려한 건물이 많다.
황푸강 한쪽에는 고풍스러운 유럽풍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맞은편에는 푸둥의 마천루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에서 여행객들이 상하이 여행을 결정하게 된 이유도 바로 '야경'이다. 여담의 매거진과 숏클립, 여담로그 등에서 만난 상하이의 야경과 고즈넉한 풍경은 상하이행 티켓을 끊을 이유로 충분했다.
이곳은 밤이면 유럽식 건축물에 조명이 켜지면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조명이 켜지는 시간에 맞춰 인증사진을 찍는 것은 상하이 필수 관광코스 중 하나. 저녁 6시가 되면 불빛이 건물 외벽을 물들이며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연출하는데,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왜 상하이가 '동양의 뉴욕'이라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황푸강 건너에는 상하이의 현재와 미래를 나타내는 아름답고 화려한 고층 빌딩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밤이면 동방명주부터 시작해 각종 건축물에 형형색색의 빛이 들어온다. 상하이를 상징하는 마천루의 조명은 중국 전체가 자부하는 야경이기도 하다.
황푸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물에 비친 상하이의 야경을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강을 따라 미끄러지듯 떠가는 유람선을 타면 반짝이는 상하이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상하이타워는 높이 632m로 중국 최고층이자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빌딩이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도착하면 상하이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상하이서 만나는 한국의 광복 역사
상하이의 수많은 관광지 중에서 유독 한국인 관광객이 북적이는 곳이 있다. 타국에서 만난 반가운 한국의 역사적 명소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다. 1919년 대한민국이 독립국임을 선언한 3·1운동 이후 같은 해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졌다.

항일운동의 대표기구 역할을 한 임시정부 청사는 1926년부터 상하이를 떠나는 1932년까지 이 건물을 사용했다. 3층 작은 건물로 현재 상하이시 황포구 관리하에 황포구 문물보호단위 제174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건물 안에는 당시 모습을 재현한 사무용품과 주요 인사들의 사진, 태극기가 전시돼 있다. 전시된 유물과 사진들은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노력과 희생을 보여주며, 조국을 위한 헌신이 깃든 공간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쇼핑하고 커피 한잔 '상하이 골목 탐방'
과거 프랑스 조계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타이캉루는 상하이의 개성 넘치는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이다. 타이캉루 거리에서 작은 입구로 들어가면 감성쇼핑골목 톈즈팡이 등장한다.
'중국의 인사동'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낡고 허름해 보이지만 골목마다 중국 예술인들의 문화가 잘 보존돼 있다. 빨간 등으로 장식된 골목 귀퉁이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면 옛 중국 거리를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


상하이 시내에 있는 작은 도심 속 정원 '예원'은 작지만 화려한 중국 특유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곳이다.
400년 전 명나라 관료 반윤단이 아버지의 안락한 노후를 위해 20여 년에 걸쳐 만들었으며 아름다운 정원과 연못, 기와지붕까지 중국스러운 모습을 갖췄다.
한가한 오후 시간 방문한 예원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하다. 돌다리를 건너고 연못을 따라 걷다 보니 분주한 도시의 소음도 잊혔다.


예원 인근 상점 거리인 '예원상성'에는 각종 꼬치와 탕후루, 버블티와 같은 먹거리는 물론 화장품과 공예품, 중국 전통 의상까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또 이곳의 별미 샤오룽바오를 맛보지 않으면 섭섭하다. 육즙 가득한 한입 베어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주가각 수향마을에서 즐기는 뱃놀이
상하이 도심에서 1시간가량 달리면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주가각'이 등장한다. 주가각에서는 작은 배를 타고 천천히 마을을 구경하며 풍류를 즐길 수 있다.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 천천히 흘러가다보면 고즈넉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물 위를 오가는 작은 배, 흰 벽과 검은 기와가 어우러진 전통 가옥이 그려내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수로 양측에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즐비하고 한적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현대적인 상하이에서 느낄 수 없던 또 다른 매력을 만나게 된다.

◆항저우에서 만난 아름다운 자연풍광
상하이 중심가에서 2시간 30분 남짓 달리면 항저우를 만날 수 있다. 2300년 역사를 지닌 항저우는 자연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역사문화도시다.
그중에서도 201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경관유산으로 등재된 '서호'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경치 좋은 호수 중 하나. 6.5㎢ 규모인 호수는 둘레만 15㎞에 달해 바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중국 10대 명승지 중 하나인 '서호 10경'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호수 위에 소영주, 호심정, 완공돈이라 불리는 3개의 섬이 떠 있다.
잔잔한 바다를 연상케 하는 이곳에서는 나룻배나 유람선을 타고 각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중국풍 건축물로 지어진 유람선을 타고 아름답고 잔잔한 호수 위를 유유자적하며 여유를 만끽해본다. 유람선을 타고 가다 보면 물 위에 탑이 반사되는 신비로운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인생에 꼭 한번 봐야 하는 세계 3대 쇼 '송성가무쇼'
프랑스 물랑루즈쇼, 미국 라스베이거스쇼와 함께 인생에서 꼭 봐야 하는 세계 3대 쇼가 있다. 바로 중국 최대 뮤지컬 송성가무쇼다. 중국 전통과 현대 무대 예술이 결합된 공연인 송성가무쇼는 송나라 역사와 전설을 재현한 중국의 다양한 음악과 무술, 전통 춤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항저우 송성가무쇼는 움직이는 무대장치와 VR·AR 영상기술을 접목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역동적인 무대 연출과 웅장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객석 곳곳에 배우들이 등장해 춤을 추기도 하고 천장과 객석 양옆에서도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은 예측 불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무대에서 폭포수가 떨어지고 전쟁 장면에서는 진짜 말이 뛰어다니기도 한다.
1000년 역사를 단 한 시간 만에 압축해 보여주는 웅장한 공연은 안 봤으면 섭섭할 정도. 현지 가이드가 "다른 건 안 해도 이건 꼭 봐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가 있다. 송성가무쇼 감상, 상하이 여행에 정점을 찍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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