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이날 낮 12시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연 뒤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비상의총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약 30명이 집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사상 초유의 대통령 불법감금 사태가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법원이 어제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이 합당한 이유 없이 석방지휘를 하지 않고 구속 상태를 지속시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심우정 검찰총장 등 검찰 수사팀을 향해선 수사 지휘권을 발동시킨 뒤 윤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직권남용에 의한 불법감금을 저지르고 있다. 거대 야당 바람 앞에 누워 법치주의 짓밟는 죄를 역사앞에 짓지 말기를 바란다"며 "만약 석방을 하지 않고 계속 질질 끈다면 검찰을 불법감금죄로 당론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여는 것을 겨냥해선 "내란몰이 사기탄핵의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어떻게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과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협박을 즉각 중단하고 유효기간이 끝난 내란몰이를 멈추길 바란다. 검찰과 민주당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만약 검찰이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를 석방한다면 이는 국민을 배신하고 내란 우두머리에 충성하는 행위"라며 "검찰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법이 정한 대로 즉시 항고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즉시 항고 제도에 관해 위헌 결정이 난 적 없다"며 "엄연히 살아있는 법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위헌을 우려한다면 그것은 윤석열을 석방해 주려는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의총 직후 박 원내대표와 당 원내부대표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소속 위원 등 20여명은 오전 11시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즉시 항고할 것을 촉구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을) 석방 지휘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강력한 의심을 가진다"며 "반대로 수사 주체였던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수본부장은 법원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하고 일주일 동안 (윤 대통령) 신병을 구금 상태로 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고검장은 소신 있게 직을 걸고, 형사소송법에 따라서 책임 있게 즉시 항고하라"며 "석방 지휘라는, 내란 우두머리가 거리를 활보하게 만드는 전대미문의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균택 당 법률위원장도 "(검찰이) 즉시 항고하면 고등법원, 재항고하면 대법원까지 석방을 미룰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사검독위)도 성명을 통해 "내란수괴가 거리로 나와 활보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만약 검찰이 즉시 항고하지 않는다면 이는 스스로 검찰의 공소제기 적법성을 부인하는 자가당착이고, 의도적인 윤석열 처벌 방해이며, 내란공범임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검찰은 윤석열에 대한 석방 지휘는 꿈도 꾸지 말라"며 "검찰이 즉시 항고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내란공범으로 법의 심판대에 오를 것임을 강력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종로구에서 '내란 종식·민주 헌정 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 대회'를 개최해 장외 여론전을 진행한다. 당초 해당 집회에 불참 의사를 밝혔던 이재명 대표가 이날 오전 일정 변경 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심우정 검찰총장 등 대검 지휘부와 수사팀은 항고 여부를 숙고하고 있다. 검찰이 7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경우 윤 대통령의 구속은 법원 판단이 다시 나올 때까지 유지된다. 반면 검찰이 항고를 포기할 경우, 윤 대통령은 즉각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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