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본격화한 가운데, 캐나다는 미·중 모두로부터 관세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8일(현지시간) 캐나다산 농수산물에 25~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지난 4일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미국은 7일 캐나다산 물품에 대한 관세를 또다시 유예했다.
중국은 오는 20일 캐나다산 유채씨(카놀라유 원료), 오일 케이크(깻묵), 완두콩에 100%, 수산물과 돼지고기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중국의 발표는 트럼프발(發) 관세로 미·중 관세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캐나다는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100%,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 캐나다의 관세에 대해 반(反)차별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 EU의 조치에 따라 중국 정부 주도 전기차 과잉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캐나다·멕시코에 관세를 시행했지만 하루 뒤인 5일에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 7일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캐나다의 대부분 물품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상호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며 캐나다를 위협하고 있다.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이날 또는 다음주 초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산 유제품에 부과하는 약 250%의 관세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높은 관세”라며 “캐나다는 다년간 목재와 낙농제품에서 우리를 갈취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USMCA를 맺고 있어 대부분의 상품은 무관세로 교역을 하고 있지만 낙농제품의 경우, 캐나다 낙농업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보유하고 있고 특정 제품의 경우 관세가 200%를 넘을 수 있다. 목재의 경우, 미국은 이미 캐나다산 소프트우드(연목)에 14.5%의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CNN은 전문가들은 “목재에 대한 관세 부과는 건축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심지어 소비자 주택 가격까지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매년 목재의 30%를 캐나다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캐나다 경제의 완전한 붕괴”라며 캐나다 경제가 붕괴하면 캐나다 합병이 더 쉬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취임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S&P500은 약 3%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는 경제를 장난감으로 취급하며, 시장은 대통령의 변덕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WSJ은 두 정상이 서로 감정이 섞인 신경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전날 25%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한 보복성 관세를 예고하면서 이런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통화를 했다고 알려지면서 개인적인 감정까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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