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탈(脫)GPT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4년여 만에 2.5배 인상된 오픈AI의 GPT API 가격 부담을 줄이고, AI 경쟁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9일 IT(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MS)는 오픈AI와 경쟁하기 위해 자체 AI 추론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는 단순 내수용이 아니라 API를 개발자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MS는 오픈AI와 협업해 클라우드 기반 GPT 서비스인 ‘애저 오픈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와 GPT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모델 ‘코파일럿(Copilot)’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GPT에서 독립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GPT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향상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도 GPT 기반의 ‘코(Ko)-GPT’를 개발했지만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멀티모달 AI 연구를 진행하며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 역시 AI와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딥시크(DeepSeek) 충격’도 글로벌 기업들의 탈GPT 움직임에 불을 댕겼다. 거대 자본이 필요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 방식 외에도 GPT와 경쟁할 만한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GPT 기반의 AI모델은 부담이 큰 상황이다. 오픈AI의 API 가격은 2020년 6월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1000개 토큰당 입출력을 합산해 0.06달러(GPT-3)였다. 오픈AI는 꾸준한 가격 인상을 이어왔는데 지난해 2월 인상 기준으로는 1000개 입력 토큰당 0.075달러며, 출력은 0.15달러다. 입력 토큰은 1.25배, 출력 토큰은 2.5배가량 올랐다.
한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에서도 탈GPT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비용을 줄이면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자 GPT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