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한 GS25는 현재까지 놀라운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GS25는 베트남 남부의 경제 중심 도시 호찌민시에 교두보를 마련한 이후 빈즈엉성을 비롯한 주변 남서부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진출 6년 만인 지난해 베트남 300호점을 돌파한 GS25는 사업 범위를 북부 지역으로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GS25는 특히 수도인 하노이 중심부에 매장을 오픈해서 MZ세대와 직장인들을 위한 '코리안 하이브리드' 장소가 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 같은 사업 방향은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베트남 고객을 위해 '한국형 편의점 스타일’을 형성하겠다는 GS25의 의지를 보여준다. 베트남 젊은층들 사이에서 패스트푸드와 편안한 좌석 등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GS25의 사업 방향 역시 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베트남 내 K푸드 열풍과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성향을 활용해 한국 문화와 연관된 자체 정체성을 만드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GS25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호찌민시 내 300번째 매장에 배치된 '누들코너' 모델이다. 이 매장은 라면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 온수기, 무료 와이파이(Wi-Fi), 100여개의 좌석, 심지어 읽을거리까지 갖춘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GS25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대학가 학생들의 요구를 미리 파악해 빠르게 식사하고, 공부하고,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하이네켄, 타이거 소주와 협력해 '프레쉬 비어' 매장을 테스트하기도 했고, 농심과 협력해 여러 가지 한국산 라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 바로 'K-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어 GS25가 제품을 판매하고, 젊은 세대와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우유나 샌드위치 등을 사러 잠깐 들르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앉아서 편의 시설을 이용하고 한국 음식 문화를 그 자리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300개 매장이라는 이정표를 보면 GS25가 베트남 각지에서 매장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철학을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매장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기, 디자인, 색감 등을 통해 한국적인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
한 기업인은 GS25가 베트남 진출 후 어려운 팬데믹 상황을 맞았던 시기에도 빠른 확장 전략을 유지해 젊은 층의 엔터테인먼트, 음식, 쇼핑 수요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다만 매장 확대는 비용 증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GS25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GS25 베트남법인은 올해도 여전히 '수조동 매출, 수천억동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 편의점 시장에는 써클케이,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등 경쟁사가 많기 때문에 GS25는 꾸준히 사업 및 마케팅 확대와 이미지 변화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들인다.
또한 편의점 산업은 항상 전자상거래와 치열하게 경쟁한다.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은 직접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따라서 매장들은 음료, 따뜻한 요리, 무료 Wi-Fi를 제공하는 등 매장 내 서비스를 늘려야 하며,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셀프 서비스 카운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GS25는 여전히 '대형 공간 영업'을 고집하고 있다. 그들은 베트남 중산층의 성장세, 젊은 인구, 다양한 음식 취향 등의 요인에 힘입어 곧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GS25는 2023년에 전년 대비 23% 증가한 1조5000억동(약 853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GS25 관계자는 베트남·한국 합작법인이 모델 혁신과 유틸리티 개선에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전문가들이 베트남 편의점업계에 대한 외국업체 투자 붐이 치열한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GS25는 '한국 문화'에 대한 강력한 전파를 무기 삼아 낙관적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새로운 경험’ 모델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점이 될 수 있고, 특히 경쟁자가 패스트푸드 판매나 프로모션 운영에 주력하는 경우에 더욱 그렇다.
현재 GS25의 이미지는 대도시의 큰 골목들에 위치한 편의점으로서, 눈길을 끄는 디자인의 매장에서 한국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GS25는 이제 하노이로의 확장을 발표하면서 북부의 유통 시장을 활성화시켜 오랜 역사를 가진 체인점과 전통적인 편의점 모델 모두에 새로운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GS25의 확장 속도를 보면 베트남 시장이 한국업체들에게 비옥한 투자처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와중에 GS25는 '한국형 편의점' 브랜드로서의 선구자적 역할을 점차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 MZ세대에 대한 매력을 유지하고 비용을 최적화하면서도 서비스 품질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성장 잠재력은 엄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채오 GS25 해외사업운영팀장은 "GS25가 베트남에 300번째 매장을 오픈한 것은 분명한 성공이며, 이는 브랜드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의 성공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GS25가 앞으로도 베트남 내 1위 편의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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