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1년간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구독에 약 4억원을 지출했으나 대부분 챗GPT 구독에 사용하고 국산 AI 서비스에 지출한 돈은 50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업무 특성상 한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국산 AI 서비스가 더 우수한 사례도 많아 좀 더 적극적으로 국산 AI 모델 도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광주 서구을)이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자체가 공무원 업무 지원 등을 위해 지출한 생성형 AI 구독료는 총 3억916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는 챗GPT를 포함해 총 24개 AI 모델을 유료 구독했으며, 이 중 국산 AI 모델은 네이버 클로바 더빙, 블루닷, 브루 세 가지다.
국산 모델을 사용한 지자체는 서울과 인천 두 곳에 그쳤다. 인천시는 AI 더빙 체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네이버 클로바 더빙을 한 달간 구독하며 1만6390원을 지출했다.
서울시는 보도자료 작성 등 업무에 브루와 블루닷을 활용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국산 AI에 대한 구독 건수는 10건을 넘지 않으며, 비용도 5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AI 모델 사용료를 최대 추정치인 50만원으로 계산해도, 지자체가 국내 기업에 지출한 예산 비율은 전체의 0.13%에 불과하다.
IT 업계에서는 업스테이지, 라이너, 뤼튼테크놀로지스, 뤼이드, 플리토 등 한국어 기반 국산 AI 모델이 챗GPT 등 외국산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췄음에도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채용률이 낮아 AI 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 대다수가 정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자국 AI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GPT를 기반으로 개발된 한국어 기반 AI 솔루션은 국내 한정 시 챗GPT와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며 “비용도 외국산보다 저렴하고 일부 모델은 무료로 제공되지만, 부처나 지자체 채용률은 극히 낮아 국산 AI모델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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