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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진작"보단 "기술혁신"...2025년 중국 양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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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5-03-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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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균중국연구소 특별리포트

  • 경제·외교·정치·사회 등 4개 분야 분석

  • 정책 역량, 첨단산업 발전에 집중할 것

  • 중국 외교, 신중하고 유화적으로 전환

  • 당 관련 언급 축소...민생 현안에 집중

대표들이 2025년 3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4차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제3차 회의 폐막 후 인민대회당을 떠나고 있다 EPA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정협) 회의가 열렸다. [사진=EPA·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개막한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는 11일 폐막한다. 올해 양회에서도 다양한 경기 부양책이 나온 가운데 중국이 올해 내수 진작보다는 기술 혁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양회는 정치자문기구 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합쳐 일컫는 말로, 중국 지도부의 올해 국정 운영 방향을 확인해 볼 수 있어 전 세계 이목이 쏠린다. 특히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촉발하면서 중국의 경제 정책과 대(對)미국 외교 전략 등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첨단산업 발전에 정책 역량 집중할 것"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성균중국연구소는 제14기 전인대 3차 회의를 바탕으로 정치·경제·외교·사회 4개 분야의 중국 대내외 전략을 분석한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경제 분야 정책의 핵심은 '적극적인 국가 역량 강화'와 '보수적인 수요 진작 정책'이다. 거시경제 안정화에 주력하면서, 첨단산업 발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올해 양회에서 △경제 성장률 목표 ‘5% 안팎’(3년 연속 동일) △재정 적자율 목표 4%(30년 만에 최고치) △물가 상승률 목표 2%(20년 만에 최저치) △통화정책기조 ‘온건’에서 ‘다소 느슨’으로 전환(14년 만에 처음) 등의 경제 목표를 설정했다.

보고서는 미중 전략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능력 강화에 대한 재정 투자를 별도로 언급하며 △이구환신(以舊換新, 자동차·가전제품 등을 새 제품으로 바꿀 때 보조금 지원) 정책 예산에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3000억 위안(약 60조원) 책정 △양중건설(兩重建設, ‘국가 중대전략’과 ‘핵심분야 안보능력’을 가리키는 말로 인공지능·양자(量子)기술 등 핵심기술 혁신과 공급망 안보, 국방력·치안 강화 등 포함)에 7350억 위안 투입 △1조위안 규모의 창업투자유도펀드 조성 △연구개발(R&D) 예산 전년 대비 10% 증가한 3981억1900만 위안(약 80조원)으로 책정 등을 꼽았다.

다만 보고서는 이중 재정 적자율 목표에 대해 "2023년에 3%였으나 실제로는 3.8%를 시행했고, 작년에도 11월에 10조 위안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는 등 목표보다 더 많은 집행이 이뤄졌다"면서 "올해 4%는 작년 수준에서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 신중하고 유화적 전환
중국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 보고서는 "서방 국가들을 대상으로 더욱 신중하고 유화적인 접근으로 변화를 모색하려는 의지가 드러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의 공세적 정책에 대하여 비례적으로 대응하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했으나, ‘트럼프’란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앞서 ‘중국 외교사령탑’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전인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압박만 고집하면 중국은 단호하게 보복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계속해서 미·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함께 양국과 세계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공존의 길을 걷기를 희망한다"고 대화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올해 전인대 외교부장 기자회견에서는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정책 우선순위나 기존의 스탠스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지난해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평화 협상을 재개해 각 당사자,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고서는 향후 한중 관계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한한령 해제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압박과 견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외전략의 틀 속에서 한중관계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왕 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한 데 대해서 보고서는 "경제회복과 민생개선, 미국의 공세에 대한 대응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대만해협에서 중대한 위기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당 관련 언급 축소...민생 현안에 집중
정치 분야의 경우, 올해 양회에서는 당에 관한 언급이 일부 축소되고 민생 현안을 구체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다. 이는 중국의 최대 현안인 민생 리스크 극복에 정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지난해 양회에서는 1993년부터 이어져 온 양회 폐막일 총리 기자 회견이 폐지되는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개인 권위가 부각된 바 있다. 

사회 분야에서 역시 민생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민생의 근본인 고용에 대한 논의가 집중 논의됐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2025년 중국 대학 졸업자 수는 처음으로 1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고학력 청년들이 원하는 수준의 직업을 찾는 게 최대 관심사가 됐다"고 짚었다. 

또한 ‘노인과 아동’ 문제에 대한 논의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2024년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3억명을 돌파하면서, 노년층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은 단순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발전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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