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년간 이어진 한미 동맹이 의회 교류로 한 단계 더 강화됩니다. 한일, 한중에 이어 한미의원연맹이 첫 걸음을 뗐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시작을 알린 연맹은 한미 간 정기 의회 교류와 공동 연구·포럼 등을 통해 정책적 공조를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의원연맹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습니다. 여야 의원 162명으로 구성된 연맹은 위원장과 간사를 양당에서 각각 선출했습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직에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간사를 맡았습니다.
총회에 참석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축사에서 "국제경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고 기술 패권 경쟁은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더욱 부한 되기 위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입법부 차원에서의 전략적 연대가 이루어질 때 대한민국의 외교력은 시너지를 내며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로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국회가 초당적으로 한미 관계의 발전을 위해 직접 나서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의회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외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가 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의원 외교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한미 양국 의회는 다양한 입법과 외교로 각국의 경제 안보, 기술 혁신을 이루어가고 있다"며 "한미 의회의 긴밀한 협력과 교류는 두 나라의 정치, 경제,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의 혁신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한일의원연맹과 한중의원연맹이 발족했지만 미 의회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공식기구는 이날 출범한 한미의원연맹이 처음입니다. 한일의원연맹은 1972년 창립 이후 양측에서 각각 '한일의원연맹'과 '일한의원연맹'이라는 상설기구를 설립해 운영 중입니다. 22대 국회에서는 170여 명의 여야 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회장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맡고 있으며, 연맹 간사장 겸 부회장은 민홍철 민주당 의원입니다.
한중의원연맹은 2022년 국회를 방문한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이 양국 의회 교류를 강화하기로 한 데 따라 같은 해 12월 출범했습니다. 중국 카운터파트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이며, 여야 의원 110여 명이 소속돼있습니다. 회장은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수석부회장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습니다. 상임부회장은 민주당 박정 의원, 사무총장은 같은 당 홍기원 의원입니다.
국제 정세가 날로 복잡해지며 의원연맹과 같은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강조되는 시점입니다. 한일의원연맹 역시 △문화재 반환 △2002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한일 비자 면제 등 다방면으로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중의원연맹은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정기 합동 총회 및 공동 국제 학술 세미나 개최 방안 등을 늘려가는 분위기입니다.
더욱이 트럼프 2기에 접어들며 정부, 민간외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맹은 정기적인 미 상·하원 의회와 친선 교류를 비롯해 양국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미의원연맹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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