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 위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LA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이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하는 것일까.
미국 매체인 디애슬레틱에서 다저스를 담당하는 파비안 아르다야 기자는 1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임스 아웃맨은 자신이 일본으로 가는 다저스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다저스는 오는 18일부터 시카고 컵스와 도쿄돔에서 개막 2연전을 펼친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제도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다저스로 팀을 옮겼다.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0억원)에 달하는 큰 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관심이 컸다. KBO리그에서 8시즌 통산 타율 0.304를 기록한 타격 능력과 211도루를 만들어 낸 빠른 발을 갖고 있는 그에게 과감히 베팅을 했다.
이에 다저스가 지난 시즌 주전 2루수였던 게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하자 김혜성의 주전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예상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며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채 1할 타율에 오랜 기간 머물렀다.

다행히 최근 김혜성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이날 김혜성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이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서 1타수 1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0.222(27타수 6안타)로 끌어올렸다.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했다. 여기에 빠른 발을 곁들여 도루 1개를 추가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강점인 '적응력'이 살아나고 있는 김혜성이다. 그는 KBO리그 데뷔 시즌이던 2017년 타율 0.188 OPS(출루율+장타율) 0.548에 그쳤지만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3년에는 타율 0.335 OPS 0.842를 나타내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024시즌은 타율 0.326 OPS 0.841을 기록해 2023시즌에 비해 성적이 소폭 하락했지만, 자신의 약점으로 거론되던 장타율을 0.446에서 0.458까지 끌어 올렸다. KBO리그 선수 활동 중 처음 11홈런을 기록,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됐다.
이처럼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진입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웃맨이 도쿄행 언질을 받았다면 기회는 더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김혜성이 남은 경기에서 지난 2경기처럼 '무력시위'를 벌인다면, 로버츠 감독이 도쿄에서 펼쳐지는 개막 로스터의 마지막 한 자리에 김혜성의 이름을 넣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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