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이 간밤 나스닥 지수의 급락에도 빅테크 투자 철학을 강조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 ACE 자산배분(TDF) 투자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통해 "기술주 투자자들이 올해 조정에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할텐데 (주가 상승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걸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미래 성장에 장기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2022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빅테크 투자'를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관련 상품을 선보여 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11월 15일에는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를, 2023년 9월 12일에는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ETF를 상장했다.
배재규 사장은 '기술주 투자 절대 원칙'의 저자인 마크 마하니가 "기술주에 투자하면 변동성이 매우 크지만 이 큰 변동성을 이겨내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머리로는 이런 시장 흐름에 익숙해도 막상 오늘처럼 장이 빠지면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빅테크 기업 ETF와 빅테크 기술 발전에 필수적인 반도체 ETF에 투자해야 한다"며 "테크 투자의 변동성을 방어하면서 넓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위주인 S&P500이 아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그중에서도 나스닥100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빅테크 투자 전략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배 사장은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발표한 이후인 2008년 초부터 2024년 초까지 나스닥100와 애플의 전 고점 대비 하락률(MDD, Maximum Drawdown)을 비교한 그래프를 제시했다. 배 사장은 "해당 기간 동안 투자했을 경우 애플은 31배, 나스닥100은 11배, S&P500은 5배의 수익이 나온다"며 "하지만 이러한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선 여러 번의 급락을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나스닥 100은 전 고점 대비 49%, 애플은 60% 하락했다"며 "이 외에도 16년 동안 애플은 전 고점 대비 30% 이상의 급락을 7번을 겪었고, 이 변동성을 견딘 투자자가 31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스닥의 경우 애플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었으나 2008년에 이어 2023년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 우려로 전 고점 대비 35% 급락했고 지금도 이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는 것이 배 사장의 설명이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미국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4% 급락했다. 이는 2022년 9월 13일 나스닥 지수가 5.16% 하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어 배 사장은 "오늘 시장의 큰 하락이 견디기 힘들면 TDF에 투자하라는 계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애주기펀드'라고도 불리는 TDF(Target Date Fund)는 퇴직연금의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투자자의 은퇴시기에 맞춰 투자 위험을 자동으로 관리해준다.
배 사장은 "한투운용은 지난 2년 동안 TDF를 직접 운용해 전 빈티지에서 수익률 1등을 하고 있다"며 "매니저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대신 장기간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직접 만든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Long Term Capital Market Assumption)을 기반으로 운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ACE TDF2030 액티브, ACE TDF2050 액티브, ACE 장기자산배분 액티브 등 ACE TDF ETF 3종을 상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