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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휴머노이드'보다 더 인간적인 '사이보그'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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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슬 컨스택츠코리아 대표
입력 2025-03-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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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슬 컨스택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진본인제공
서기슬 컨스택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컨스택츠코리아]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 출시 경쟁이 치열하다. 인공지능(AI)이 ‘몸’을 지니게 될 때의 효용은 미래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챗GPT 이후 가장 큰 혁신이 휴머노이드에서 나올 것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전기차 분야에서 저가형 모델로 경쟁했던 중국 업체들도 이제 휴머노이드 전환을 선언했다. 모터와 배터리라는 공통된 기반 기술로 특장점이 있다는 논리다.

휴머노이드 출시 경쟁을 보면, 과연 AI 혁신이 인간을 대체하는가 혹은 보완하는가에 대한 오래된 질문이 다시 떠오른다.
 
인간에 대한 대체보다 증강에 집중해 로보틱스 기술을 적용하는 분야가 바로 사이보그(Cyborg)다.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도와주는 외골격 로봇, 입는 로봇 등이 사이보그의 직관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사이보그가 이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이유는 기술적 수준, 시장 니즈, 산업적 성숙도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한계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사이보그 확산이 가까운 미래로 다가온 듯하다. 첫째, 의학 발달로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다가오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고 감각 기관이 쇠퇴한 고령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인체 보조형 로봇의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

둘째, 휴머노이드를 중심으로 한 로보틱스 기술은 사이보그 영역 발전까지 가속할 것이다. 액추에이터 및 제어 기술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셋째, 멀티모달 AI 발달은 시각·청각·촉각을 아우르는 인공 감각과 그에 대한 반응·제어를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로봇이 평지를 걷는 것보다 등산을 하는 게 훨씬 어려운 이유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복합적 촉각과 인지 판단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이미 치아 임플란트와 인공관절, 백내장 수술 시 삽입하는 인공 수정체 등 신체의 내구재 부위를 인공물로 교체하는 기술을 발달시켜 왔다. 심장 스텐트 같은 생존 영역이나, 보청기나 색약 보정안경 같은 감각 보조도 넓은 의미의 사이보그 기술이다. 노인이 건강한 시기의 삶을 복원하도록 돕는 모든 사이보그 기술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이보그가 확산했을 때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좀 더 인간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간단한 사고 실험을 해보자. 노년의 나이가 되어서 자산을 축적했지만 거동이 불편해진 은퇴자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차량 한 대의 가격을 써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모든 일을 대행하거나 보조해 줄 수 있는 하인을 원하십니까, 아니면 다시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기를 원하십니까?" 후자의 선택을 공감하는 데에서 산업의 미래도, 기술의 혁신도 단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유와 의지에 대한 열망이야말로 인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뜻하는 '휴먼(Human)'으로 시작하는 휴머노이드는 직접적으로 인간의 자리를 위협할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제어를 뜻하는 '사이버(Cyber)'로 시작하는 사이보그는 인간을 어떤 면에서 더 인간답게 살도록 돕는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모두가 휴머노이드라는 새로운 기술 키워드에 열광할 때, 한번쯤 숨을 고르고 인간됨을 중심으로 기술의 미래를 상상해 보자. ‘인간 중심 사고’라는 뻔하고 고루한 말 속에 인류의 삶을 바꾸는 혁신 아이디어가 따라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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