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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화 위한 전략" 中 대기업들, 초과근무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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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5-03-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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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I·메이디 등 '정시 퇴근제' 도입

  • 업계 중소기업들에도 전파될 듯

  • "기업들 글로벌화 수준 높아져...전략 조정 나선 것"

사진DJI
[사진=DJI]

“중국 직장인들은 퇴근을 강요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12일 대기업들이 최근 비효율적인 초과 근무에 칼을 빼들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드론 기업 중국 DJI의 광둥성 선전 본사는 일주일 전쯤부터 정시 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 직원은 제일재경에 “시간이 되면 인사부나 상사가 재촉하기 시작한다”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10분 내에 다 퇴근한다”고 했다.

이전까지 DJI는 직원들은 늦으면 새벽까지 야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DJI의 한 연구개발직 직원은 “일찍 퇴근하니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면서 “이전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긴급한 프로젝트가 있을 경우 오후 11시, 심지어 새벽 2시에 퇴근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DJI는 오후 9시 퇴근을 장려하기 위해 야근 시 택시 지원금 제도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지 축소를 우려해 DJI 사내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를 대신 제공하기로 했다고 제일재경은 짚었다.

DJI뿐만이 아니다. 광둥성 포산 순더구에 있는 메이디 본사 역시 오후 6시 정시퇴근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의 한 직장인은 메이디 본사 건물이 오후 7시 전이면 이미 불빛이 꺼지고 어두워진다면서 “올해 춘제(설) 연휴 이후 달라진 풍경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핫한 이슈”라고 했다.

대기업들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향후 정시퇴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DJI의 이 같은 변화는 같은 선전에 있는 텐센트의 직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고 메이디의 정시 퇴근제도 소셜미디어 검색어에 올랐다고 제일재경은 짚었다. 순더구의 한 중소 가전업체 부대표는 "오늘 오전 내부 회의를 열어 메이디의 정시퇴근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는 더 많은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DJI는 근무 시간 제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DJI의 이번 결정은 인재 유입을 위한 복지 개선 차원이라는 해석과 함께 유럽연합(EU) 근무 규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JI 제품이 전 세계에 판매되는 만큼 세계의 시선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실제 DJI 매출에서 유럽 등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DJI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DJI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2017년 기준)에 달한다. 북미와 유럽이 주력 시장이다. 메이디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반기 메이디의 해외 시장 매출은 910억760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43%를 담당했다. 이 중 유럽 매출만 145억 위안(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사실 메이디는 사내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지난 1월 22일 팡훙보 메이디 회장은 내부 문서를 통해 내부 소통 시 PPT 금지, 근무외시간 회의 금지, 형식적인 야근 금지, 단체톡방 개설 축소 등의 내용이 포함된 업무 방식 간소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 문화 개선이 업계 대세가 되면서 메이디 외에도 하이얼, 그리(GREE)거리 등 주요 가전업체도 최근 비효율적인 초과근무와 형식적인 야근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야근을 금지하는 것이 아닌, 보다 체계적인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 베이조스 창립자가 사내에서 PPT를 금지하고, 엔비디아 젠슨 황이 화이트보드 문화를 추진한 것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기업 문화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대학교 재정금융학원 금융학 정즈강 교수는 “중국 기업의 글로벌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전 세계의 관련 산업 정책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 전략조정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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