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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빌 게이츠와 손잡고 미래 선박 'SMR 컨테이너' 조기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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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5-03-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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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파워 SMR 공급망 합류...2030년까지 선박용 모델 개발

  • 선박 탄소중립 달성하면서 선사 이익 극대화 이점

  • 탈탄소가 K-조선 지속성장 핵심...중국과 기술 격차

오른쪽부터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사진HD현대
(오른쪽부터)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사진=HD현대]

HD현대 그룹이 미래 친환경 선박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빌 게이츠가 이끄는 미국 SMR 업체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서 2030년까지 선박용 SMR 모델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토대로 무탄소 ‘SMR 컨테이너선’을 조기 상용화해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고부가가치 탄소중립 선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의 복안이다.

12일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가 참가하며 이번 협력에 대한 두 회사의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테라파워의 4세대 나트륨 원자로(소듐냉각고속로)는 안정성과 기술 완성도가 높으면서 기존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용량이 40%가량 적은 것이 특징이다. HD현대는 지난해 12월 테라파워와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나트륨 원자로 조기 상용화를 위한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11월에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약 44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HD현대가 추진 중인 SMR 추진 선박의 핵심 부품이 될 전망이다. SMR 선박은 벙커C유, LNG 등 화석연료 대신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선박을 말한다.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면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점에서 선박의 탄소중립을 달성할 꿈의 기술로 꼽히고 있다. 연료통 자리에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고 유가 급등에도 수익성 악화 걱정이 없는 만큼 주요 글로벌 선사가 SMR 선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CES 행사와 다보스포럼에서 탈탄소가 조선·해운 업계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 탄소중립을 위해 선박용 SMR 모델과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각각 2030년, 2028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교환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6000억원 중 절반가량을 SMR과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 연구개발 비용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중국 조선사가 LNG운반선 수주를 확대하는 위기 상황에서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만이 한국 조선업이 생존할 수 있는 비결로 판단한 것이다.

테라파워도 SMR 선박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함께 SMR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는 "HD현대와 협력으로 에너지 수요증가에 맞춰 공급망을 확장하고 나트륨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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