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주식시장에서 최소 거래 단위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증시를 한층 더 활성화하기 위함이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은 13일 보도했다.
홍콩 증시에서는 종목별로 최소 거래 단위가 있다. 기본 100주, 500주, 1000주 단위로 거래된다. 한 주식을 살 때 주가와 관계없이 최소 거래 단위에 맞춰 사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12일 종가 기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는 최소 거래 단위가 500주다. 투자자가 비야디 주식을 매입하려면 현재 최소 17만7500홍콩 달러(약 3300만원)가 필요한 셈이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의 최소 거래 단위가 500주, 알리바바·텐센트·메이퇀 등 중국 대표 빅테크(대형인터넷기업) 주식은 100주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에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최소 주식 거래 단위를 낮추면 투자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만큼 주식 거래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홍콩거래소의 최소 주식 거래 단위를 낮추는 것은 현재 예비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인 정책 로드맵은 정해지지 않았다고도 매체는 전했다.
홍콩 증시는 그간 홍콩 국가안보법 시행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중국 경제성장 둔화, 기업공개(IPO) 가뭄 속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말까지 6년간 홍콩 벤치마크 지수는 33% 하락했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 목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에 홍콩거래소는 그동안 주식거래 인지세(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결제 수수료도 최소 및 최대 기준을 없애고 거래금액의 0.0042%로 통일하는 등의 조처를 취해 증시 활성화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홍콩증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 증시 부양책 등에 힘입어 상승세에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올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세가 주목 받으며 중국 빅테크 주식이 홍콩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올 들어서 현재까지 홍콩 항셍지수 상승폭은 21%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 지역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약 7%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홍콩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약 2000억 홍콩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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