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특히 투자자의 '원픽' 테슬라의 보관규모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틈타 저가 매수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 관세 영향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실적 시즌이 다가오는 4~5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145억9440만 달러(약 21조2159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45억2553만 달러(약 35조6728억원)에서 40% 넘게 감소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17억7407만 달러(약 2조5790억원)를 순매수하면서 테슬라 사랑을 이어갔다. 이 기간 순매수 1위다. 이어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도 14억5748만 달러(약 2조1187억원)를 사들여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투자자들이 순매수세를 이어갔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보관금액은 급감했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38.6% 떨어졌다. 테슬라 뿐만이 아니다. 보관금액 2위인 엔비디아는 올 들어 13.8% 하락했고 3위인 애플 역시 13.4% 내렸다.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고점과 비교하면 각각 53.7%, 28.4% 밀렸다.
국내 투자자들의 계좌도 녹아내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는 기술주 주가가 하락했지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분기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4월 미국의 상호관세가 예고돼 있는 데다 실적 시즌도 다가오기 때문이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를 제외한 매그니피센트7(M7)는 2024년 말 대비 평균 13% 하락했는데 아직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주요 경제 지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야기할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단기 하락과 방어주 쏠림이 과도해 3월 기술주 위주의 반등이 예상되나, 4~5월의 실적 시즌을 전후해 재차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경제지표는 관세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고 경제지표가 악화되면 기업 실적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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