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원·엔 재정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00엔당 978.17원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84.43원보다 6.26원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0.58% 오른 148.67엔이었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해 7월 855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10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로는 7% 올라 G10 주요국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였다. 독일의 대규모 확대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강세였던 노르웨이 크로네(5.8%), 유로화(5.5%), 파운드화(4.0%)를 모두 웃돌았다. 환율 변동성 역시 주요 선진국 통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기준 엔화의 내재변동성(옵션 1개월물 기준)은 일본이 12.2%로 스웨덴(11.8%), 노르웨이(11.2%), 유로존(8.7%), 영국(8.2%)을 넘어섰다.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일본의 양호한 경제지표가 확인되면서 조기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일본 경제성장률은 2.2%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으며 1월 물가상승률도 4.0%로 202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경제의 만성적 저성장·저물가가 해소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장기금리도 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양지원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준기축통화인 엔화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중앙은행의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고 여러 요건이 맞물리고 있는 만큼 계속 엔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은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BOJ가 긴축적 통화정책 행보를 예고하면서 엔화 강세에 따른 구매력 회복이 성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엔화 추가 강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성장 둔화 우려로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재점화될 경우 엔화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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