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둔화로 노동시장의 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10~20대 청년 중에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쉬는 이른바 '청년백수'가 12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중에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사람도 6개월 연속 최대를 기록했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중 실업자는 26만9000명이었다. 지난해 동월(26만4000명) 대비 5000명(2.0%) 증가했다. 2월 기준 청년 실업자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41만6000명에서 2022년 29만5000명, 2023년 29만1000명, 2024년 26만4000명으로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42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000명 증가했다. 이 중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50만4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준비생'도 4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청년 실업자와 쉬는 청년, 취업준비생을 모두 더하면 120만7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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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구한 청년들도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다. 15~29세 중 주간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단시간 노동자는 93만6000명이었다. 청년층 취업자가 355만7000명임을 고려하면 4명 중 1명은 단시간 노동자인 것이다.
10~20대뿐 아니라 30대의 일자리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달 기준 '그냥 쉬는' 30대는 31만600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만4000명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쉬었음'은 학업이나 육아 등 특별한 사유 없이 '그냥 쉰다'고 답한 사람들로 외형상 실업 상태다. 다만 구직 의사가 없어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1만~5만명씩 늘어나 6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내수 침체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내수 부진에 이어 기업의 채용 기조 변화가 쉬었음 청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지난 12일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경향이 확대되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며 "구직·이직·전직 과정에서 쉬었음으로 편입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열심히 일하는 시기인 청년이 쉬고 있다는 것은 국가 전체에도 큰 손해"라며 "경기 부진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데다가 산업 구조 변화라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노동시장에 일정 부분 활력을 넣고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