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6개월짜리 임시예산안에 서명하면서 연방정부 일부 업무가 정지되는 '셧다운'을 모면하게 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 시한인 전날 상원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의회를 통과한 임시예산안에 서명해 법제화했다.
이번에 가결된 임시예산안은 올해 9월 말까지 전체 예산 규모를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되 국방 분야 지출은 60억 달러(약 8조7000억원) 정도 늘리면서 비(非) 국방 지출을 130억 달러(18조9000억원) 정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임시예산안은 지난 11일 하원에서 가결처리돼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공화당 53석·민주당 45석, 친민주당 무소속 2석)이지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차단)를 피하기 위해선 찬성 60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가 셧다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당초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연방 공무원 감축과 정부 조직 축소 등에 반발하며 임시예산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셧다운만은 막아야 한다고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 상원의원 10명이 법안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임시예산안은 14일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가결 처리했다.
슈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셧다운이 발생하면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핵심 정부 서비스를 훨씬 빠른 속도로 무너뜨릴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트럼프)대통령과 싸우려는 노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에 셧다운이 공화당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셧다운이 발생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전체 기관, 프로그램 및 직원을 비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재고용을 약속하지 않고 해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향해 "척 슈머가 옳은 일을 해냈다.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경파들은 슈머 대표의 결정에 반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당내 다른 의원들은 이번 셧다운이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와 정부 기관의 대대적인 폐지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하원을 통과한 이 예산안을 거부하도록 촉구하는 등 당내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뉴욕) 하원의원은 슈머 의원의 결정을 '엄청난 오판'이라며 임시예산안에 대해 "연방정부를 무너뜨리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이 혼돈과 코드가 딱 들어맞는 예산안"이라고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분명히 해두자. 어느 쪽도 미국인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지만 잘못된 선택(임시예산안 가결)은 용납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패티 머레이 민주당 상원의원(워싱턴주)도 한 정당이 다른 정당에 완전히 당파적인 임시예산안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슈머 의원의 협상 전략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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