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관리종목‧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며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올 초 탄핵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등이 증시 불확실성을 키운 탓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기업은 3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곳 대비 32%가량 늘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유상증자 철회, 차입급 증가 결정 등 공시를 번복하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상장사 ‘금양’은 지난 5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유상증자 공시를 번복하며 벌점을 받아서다. 금양은 지난해 9월 시설자금과 채무상환 자금을 조달한다며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에 제동을 걸고 소액주주가 크게 반발하자 올해 1월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동시에 금양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벌점누적)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종목에 포함된 이후 금양 주가는 25%가량 하락했다. 앞서 2023년 7월 16만원에 달했던 금양은 현재 1만원대로 급락했다.
아울러 금양과 같이 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거나 ‘관리종목 지정 우려 종목’으로 지정된 곳은 26곳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곳에 비해 78%가량 많은 수치다.
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미리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기업에 정상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관리종목 지정 우려 종목은 어떤 사유가 발생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며, 관련 이슈는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일 관리종목 지정 우려 종목으로 지정된 의료용 멸균기 제조사 플라즈맵은 해당 공시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약 23%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핵정국이 이어지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늘었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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