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GI서울보증보험이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 영향으로 공모가를 하회할 것이란 시장의 예측을 뒤집으면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표정도 밝아졌다. 서을보증보험이 당근책으로 내건 고배당과 자본 효율화 방안 등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첫 상장일인 지난 14일 공모가(2만6000원)보다 23.08% 오른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는 서울보증보험의 강력한 고배당 정책은 물론 금리하락기 자본 증가 전망, 압도적으로 높은 지급여력(K-ICS) 비율을 활용한 자본 효율화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보증보험은 과거 외환위기 직후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 10조2500억원이 투입된 국내 유일의 종합 보증보험사다.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수 년간 기업공개(IPO)를 준비했지만 2023년 10월 시장 상황 악화로 고배를 마셨다. 설상가상으로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70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620억4000만원)보다 5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획기적인 고배당 정책으로 투심을 잡았다. 서울보증보험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보장한다고 공언했다. 자본 수준과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등 재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있지만, 시가총액(1조8000억원) 기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수익률이 44%에 달한다. 삼성화재, 삼성생명이 각각 22.8%, 29%인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서을보증보험 사업 구조 특성상 금리 하락기가 호재인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위원은 "일반 보험사들과 달리 금리부 부채가 없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시 부채 평가액 변동 없이 자산 평가액만 상승한다"며 "금리 하락이 구상률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손해율이 안정화되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보는 우선 안도한 모습이다. 남은 공적자금(5조6000억원) 회수를 위해 주가를 공모가 대비 3배 불려야 하는 숙제가 남았지만 '공모가 하회'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전사를 손익중심의 조직으로 개편하고 평가체계를 마련해 성장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명순 대표는 "상장을 계기로 더 큰 도약을 위해 변화하고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책임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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