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핵심 기술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투자보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생산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인재 채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기술 분야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9일까지 R&D 18개 직무, 생산기술 27개 직무 등 총 45개 직무에서 신입사원 수시 채용을 진행한다. 전고체 배터리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다. LG엔솔은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의 주행 거리와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영지원, 영업마케팅, 기술 및 품질 등 다양한 직무에서 채용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기술직 중심으로 신입사원 선발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며, 중국 CATL·BYD와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핵심 인력 확보를 지속하고 있다.
SK온은 조만간 차세대 배터리 셀 개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개발, 공정 개발 등 14개 R&D 분야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온은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 기술은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경량화를 제공해 전기차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가 기술직 채용을 지속하는 이유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제공하며, 리튬메탈 배터리는 경량화와 에너지 밀도 향상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기업들은 경기 변동성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확산도 기술 인력 확보를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다.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공장 증설을 지속하고 있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중국산 배터리 추가 관세(최대 25%) 도입 가능성이 현지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기술 인력을 확보해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고 있지만, 탄소중립 정책과 내연기관차 규제 강화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판단하에 인재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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