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차량 도난율이 가장 높았던 현대차와 기아가 도난 방지 조치를 적용하면서 도난율이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기관 전미보험범죄사무소(NICB)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에 도난 차량 상위 5개 모델에 포함됐지만, 도난 건수는 약 37.5% 감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도난율 1위는 현대차의 엘란트라, 2위는 현대차의 쏘나타였으며, 5위가 기아 옵티마였다. 이외 5위권 안에는 쉐보레 실버라도 1500(3위)과 혼다 어코드(4위)가 자리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1년과 2023년에도 도난 차량 상위 모델 1위의 불명예를 차지했었다. 특히 도난 방지 장치가 없어 차량을 훔치기 쉽다고 소문나면서 절도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저가 모델은 그간 도난 방지 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없어 절도에 취약했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내장된 칩과 차량의 암호 코드가 일치해야 시동이 걸리는 시스템이다.
이에 현대차 미주법인은 도난 방지를 위해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점화 실린더 보호기 및 환급 프로그램 등 특정 보급형 모델에 보완 조치를 시행했다. 현재 취약 모델 차량의 68%가 도난 방지 업데이트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동차나 부품 가격 하락도 도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아트 휘튼 코넬대학교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공급망 문제로 차량·부품 가격이 올라 차량 절도가 급증했지만, 이후 수급이 개선되면서 차량 절도의 경제적 유인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워싱턴주와 네바다주, 네브래스카주, 오리건주, 콜로라도주에서 차량 도난 건수가 많이 줄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의 차량 절도율은 전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인구 10만 명당 842건으로 여전히 가장 높았다. 또 캘리포니아주와 뉴멕시코주는 10만 명당 약 460건으로 높은 도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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